국내 투자자 누적 거래대금 265억원 규모

“후강퉁 대비 나쁘지 않은 출발, 지켜봐야”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지난 5일 선강퉁(중국 선전-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선강퉁 개막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러나 후강퉁(상해-홍콩증시 교차거래)과 비교해 거래규모 및 시총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선강퉁 시행 첫날부터 나흘째인 지난 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선강퉁 거래대금은 총 1억5748만3385위안, 우리돈 265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첫날인 5일 6256만204위안(106억원)을 기록했던 거래대금은 6일 4759만127위안(80억원), 7일 2975만7807위안(50억원)으로 줄었으며, 8일에는 1757만5248위안(29억원)으로 급감했다.

첫날 거래 건수가 667건으로 후강퉁(596건) 대비 11% 앞서며 기대감을 높이는 듯 했으나 이후 거래대금이 감소하며 별다른 뒷심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후강퉁 초기와 같이 아직 지켜보자는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성패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대감 자체가 후강퉁 대비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일단 (투자자들이) 시장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며 “국내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거리적, 심리적으로도 여타 해외시장에 비해 (중국이) 가까운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후강퉁이 유동성 유입효과와 주가상승 기대심리로 한때 상하이 지수가 5000대까지 급상승하기도 했지만 후강퉁도 처음에는 조금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본격적인 거래는 2~3주 지나봐야 정확히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 최홍매 연구원은 “선강퉁이 높은 PER(PER이 높을수록 주가가 비싸다는 의미)과 성장주, 벤처기업들로 이루어져 전통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선호하는 종목과 괴리가 있고, 높은 밸류에이션과 변동성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선강퉁을 통한 선전주식의 매입액 규모는 작지만, 후강퉁의 거래규모,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규모차이, 개방대상 주식 규모 등을 감안하면 나쁜 출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강퉁도 시행 첫날 한도를 소진한 것을 제외하고 둘째 날부터 그 규모가 현저히 줄었다”며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 시가총액에, 선강퉁 대상주식의 시총은 후강퉁 대상주식 시총에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선전증시의 시총은 상하이증시의 80% 수준이며, 선강퉁 대상 주식의 시가총액은 후강퉁 대상 주식의 69%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선강퉁 초기 매입규모가 비관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선강퉁은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홍콩거래소를 통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거래 종목수는 880여개로 후강퉁 종목(568개)에 비해 약 1.5배 많다.

현재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투, 미래에셋대우, 하나금투, 대신증권, 현대증권, 이베스트증권, KB증권, 유진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등 16개사에서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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