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이익 2361억원으로 계열사 중 독보적 
지주 지분 감안시 수익기여도 3위…지분변화 주목돼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농협금융지주 내 자회사 가운데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하고도 지분율이 낮아 이익기여도는 3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농협금융지주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해 3210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분담금을 제외할 경우 605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및 부실채권정리(빅배스)로 20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말 실적악화가 예상된 것에 비하면 전년 동기 대비 20.2%가 감소한 수치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농협은행의 실적악화로 그룹사별 당기순이익 비중은 은행부분이 24%, 비은행부분이 76%를 기록했다. 지분감안 전 자회사별 순익으로는 NH투자증권이 23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농협은행(1111억원)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전체 비은행부분 당기순이익 4836억원의 절반 가량을 벌어온 셈이다. 농협생명이 1545억원, 농협손해보험이 3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농협캐피탈이 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농협손보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지주가 보유한 지분율을 감안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농협금융지주는 은행,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지분을 100% 보유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있지만, NH투자증권과 NH-Amundi자산운용은 각각 49.11%(우선주 포함 46.2%), 60.0%(70.0%)만을 보유 중이다.

때문에 지분율을 감안한 당기순이익을 계산하면, 지주 내 이익기여도는 농협생명(1545억원), 농협은행(1111억원), NH투자증권(1090억원) 순으로 바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 등 증권업 불황으로 대부분 증권사들의 수익이 악화됐음에도 전년(2151억원) 대비 8.9%(210억원)의 수익증가율을 보였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여겼던 은행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및 1조500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정리로 인한 충당금 부담으로 20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비은행권의 수익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의 탄탄한 수익을 모두 가져오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최근 KB금융이 KB손보를 비롯한 KB캐피탈의 100% 자회사 편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농협금융의 증권 지분 확보에 따른 완전자회사 전환 시기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그러나 은행의 수익 정상화와 보험권의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 성장성 높은 농협캐피탈의 규모 확대를 위해 필요한 증자 부담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NH투자증권의 추가적인 지분 확보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보유지분을 높여야 하는 것은 자명하지만 지분인수여부, 방법, 시기 등 당장 진행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이 앞서 NH투자증권의 ‘내실다지기’를 강조하며 보유지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증권에 대한 지배구조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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