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자문 '주식'에 쏠려 펀드 등 금융상품 전문자문인력 부족
채널확대, 자문인력 고객접점 확보 등 ‘業 활성화’ 기대감은 ↑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자본시장 판매채널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고됐던 IFA(독립투자자문업자)가 이달 초 시행됐지만,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2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으로 금융당국이 12일부터 IFA 신규 등록 및 FA(일반 자문업자)의 독립투자자문업 전환 확인신청을 받고 있지만,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등록을 신청한 곳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IFA 신규 등록이나 기존 자문업자의 독립투자자문업 확인절차 모두 아직 신청이 들어온 곳이 없다”며 “문의는 종종 있었지만 아직 준비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신규 등록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자기자본 1억원 이상으로 낮아지면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문의 대비 실제 진출하려는 움직임은 그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FA는 은행·증권사·운용사 등 금융회사로부터 ‘독립성’을 갖추도록 별도의 커미션이나 재산상 이익을 수취하는 것이 금지된 투자자문업자다.

즉 현재 판매에 따라 수수료(commission)를 받는 형식의 금융상품 수수료 체계를 성과에 따른 보수(Fee-based)로 금융사가 아닌 고객에게 받도록 의무화해 고객과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고, 금융사 중심에서 투자자 중심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관계가 바뀔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이는 고객의 이익보다 금융사에 이득이 되는 상품을 많이 판매하던 기존 판매채널에 대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 금융상품 전문 자문인력 태부족
그러나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기대감보다는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인식이 많기 때문.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RP(환매조건부채권) 등 복잡해지는 금융상품에 대해 개인 맞춤형 자문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문업을 활성화 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제반여건이나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서다.

실제 키움증권이 IFA 출범 및 개정된 자문업 규정과 관련해 자문업자(IFA, FA)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을 개발해 선보인 상태지만, 제휴한 자문업체가 1곳에 불과하다.

신규로 IFA를 신청한 곳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기존 자문업 자체가 주식에 국한돼 있어, 펀드 등 여타 금융상품에 대한 자문인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등록을 하려는 곳들의 경우 아직까지 준비해야할 사항들이 많은데다, 기존 자문업자들의 경우에도 대부분 주식(일임)에 대한 자문에 집중돼 있어, 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한 자문인력풀이 많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ㄱ

◇ ‘자문료’에 대한 인식 부족…활성화 걸림돌
또한 무엇보다 자문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는 ‘자문수수료’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상품을 가입하는 과정에서 자문료 없이 사실상 자문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를 별도의 서비스로 분리해 비용을 내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문료가 아주 크지 않다고 해도 이 같은 인식이 자리 잡지 않는 한 IFA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기존에 비해 보다 고객중심적인 자문시장이 열리고 자문업 자체의 시장이 커 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흐름이 곧 IFA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영국의 경우 고객이 자문료를 부담하는 형식으로 바뀌었지만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못했기 때문에 우리 시장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더욱이 대부분 인바운드 구조로 영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초기 활성화가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신설되는 자기자본 1억원 이상 IFA를 비롯해 자문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들 역시 영세해 별도의 마케팅을 하기 어렵고, 때문에 증권사에서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만, 이는 결국 인바운드 영업에 국한되는 것은 맞다”며 “고객이 플랫폼이나 증권사 홈페이지에 들어와 자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문을 선택할 경우 자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경우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자문사의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점도 문제다.

여러 자문업자들이 참여할 경우 고객의 선택폭이 넓어질 수 있지만, 일단 자문업체를 선택할 경우 그 업체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자문을 받게 되는데 일부 자문업자들의 경우 단일 포트폴리오만 제공하고 있어서 사실상 ‘개인맞춤형 자문’이라고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 자문업 시장 확대 기대감 고조 
그러나 펀드슈퍼마켓 등 판매채널이 절실히 필요했던 곳을 비롯해 증권·운용사들에게는 새로운 판매채널이 생기고, 자문업자들 역시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문시장 자체에 대한 활성화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된다, 안된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플랫폼 제공사(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판매채널이 생기고, 자문업자들 역시 대체로 영세해 마케팅이 쉽지 않은데, 플랫폼을 통해 고객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자문을 받으면 별도로 판매사를 방문해 상품을 매수해야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플랫폼을 통해 자문이 끝난 후 온라인으로 바로 상품매수가 가능해졌다는 편리성도 생겼다”며 “상품 판매 후 ‘사후관리’ 부족으로 고객의 불만이 높았던 점들을 자문을 통한 고객관리 및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 관심을 높이고 시장을 건전화 하는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펀드온라인코리아를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플랫폼 준비업체들은 이달 말에서 6월 초 자문업자를 위한 플랫폼 오픈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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