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가입자 확보 총력…적자폭 최소화 목적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흥국화재가 자동차보험 우량가입자 확보에 집중하고 나섰다.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1%대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손해만 지속하는 자동차보험 사업의 적자폭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오는 26일부터 개인용,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담보별로 조정한다.

이에 대인배상1·2와 자기신체손해 담보는 각각 3.7%, 12.1%, 4.9% 오르는 반면 대물배상, 무보험차상해, 자기차량손해 담보는 각각 2.5%, 4.3%, 8.1% 내려간다.

담보별 조정폭에 따라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변동은 없다. 대인배상 등 기본담보의 보험료를 올리고 자기차량손해 담보의 보험료는 낮추는 방식으로 전체 평균 보험료 인상률을 '0'으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대인배상1·2, 대물배상, 자기신체손해, 무보험차 상해 등 기본 담보와 대물배상 기준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가입되는 ‘대물확대특약’, 자기신체손해보다 높은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는 ‘자동차상해’, 자기차량손해 중 ‘차량단독사고’ 등 특약 담보로 나뉜다.

기본 담보는 의무보험이지만 특약 담보는 선택 사항이다. 흥국화재는 특약 담보로 분류되는 대물확대특약과 차량단독사고의 보험료만 낮췄다.

즉 전체 차량의 보험료를 올린 대신 고가 차량이 주로 가입하는 특약 담보의 보험료를 내리는 식의 보험료 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고를 많이 내는 가입자일수록 기본 담보만 가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보험료 조정은 우량가입자 확보에 목적을 둔 셈이다.

지난 16일부터는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 가운데 하나인 자녀할인특약도 판매하고 나섰다.

태아나 만 5세 이하 영유아를 둔 가족이라면 나이대별로 할인 받을 수 있다. 5세 이하 자녀는 보험료의 7%, 임신 중인 고객은 10%의 보험료 할인이 적용된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특약도 할인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녀할인특약과 마일리지 특약은 운행거리가 많지 않고 안전운전을 하는 3040세대를 타깃으로 한 대표적인 할인 특약이다.

이러한 흥국화재의 공격적인 우량가입자 모집은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더 이상 손해를 키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흥국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 벽이 무너지면서 올 1분기 1.2%까지 쪼그라들었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소위 빅4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이 어려운 중소형사의 경우 우량가입자 이탈로 인해 손해만 지속하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적더라도 사고조사, 긴급출동 등 각종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국 각지에 보상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일정 가입자 이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면 외주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등 비용만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보험은 사고가 많은 가입자를 중소형사가 떠안고 있는 구조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할수록 손해만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흥국화재의 우량가입자 확보는 시장점유율 확보보다는 손해 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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