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개선에 인수기준 완화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현대해상이 이달부터 자동차보험의 인수 기준을 낮추며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정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분위기에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우량 물건만 골라 모집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 초 자동차보험의 인수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의 가입경력 등에 따른 사고 건수를 기준으로 한 계약인수심사(언더라이팅)를 진행한다.

먼저 갱신가입에서 보험가입기간이 3년 이하일 경우 1년에 사고가 2번 이상 발생하면 가입이 불가능하거나 공동인수로 가입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달부터는 가입이 가능해졌다.

또 2년 내 사고를 낸 운전자 가운데 3년에 2회 이상 사고를 냈거나 직전년도에 사고가 있어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의이번 결정은 최근 손보사들이 새 정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에 대비해 수익성 개선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정이다.

손보사들이 운행거리가 적거나 안전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이유는 사고를 내지 않는 가입자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다. 즉 가입자들에게 거두는 전체 보험료가 같다고 할 때 더 적은 보험금을 내주려는 것이다.

반면 인수기준 완화는 수익보다 가입자 확보에 무게를 둔 결정이다.

업계는 하이카다이렉트 합병 이후 진행해온 수익성 개선 작업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4년 6월 자회사이던 하이카다이렉트를 합병하며 매출 규모를 늘렸지만 불량 물건도 함께 늘어나면서 꾸준히 손익관리를 지속해왔다.

현대해상이 그간 손해보험 상위 4개사인 삼성화재, 동부화재, KB손해보험 가운데 가장 엄격한 인수 기준을 적용해왔던 이유다.

덕분에 시장점유율 2위 경쟁을 벌이던 동부화재가 올 1분기 19.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대해상(18.5%)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릴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손익개선 작업으로 현대해상은 올 1분기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거둔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이 손익분기점 이하를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에 따라 가입자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지속해서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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