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및 정부규제 선제적 대응 위해

8·9월 연이어 주담대 가산금리 인하 실시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우리은행이 9월 중 부동산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8월에 이은 한 달 만의 재인하로, 금리경쟁력을 높여 인터넷전문은행의 부동산대출 진입에 대비하고 정부규제에 위축될 수 있는 부동산대출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9월 중 총 8종의 부동산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마이스타일모기지론, 우리아파트론, 우리부동산론, 우리전세론 등이 대상이며 상품별로 0.1%~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인하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8월 중에도 비슷한 상품군의 가산금리를 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부동산대출 가산금리 인하는 올해 상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상반기 부동산대출 억제를 이유로 부동산대출 가산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해왔기 때문.

가산금리 인상으로 인해 지난 7월 기준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가산금리는 1.55%로 경쟁은행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1.30%), KEB하나은행(1.32%), 국민은행(1.37%) 등 경쟁은행은 우리은행보다 낮은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금리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경쟁은행보다 높은 가산금리 수준을 낮추고 카카오뱅크 및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시장 진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시장 파급력이 어느정도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산금리 조절을 통해 금리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두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규제에 대한 은행 차원의 소극적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TV 및 DTI 규제 등의 부동산정책이 시행되면서 향후 부동산대출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판단 속에 가산금리를 미리 내려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대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산금리를 인하해 대비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가산금리 조절을 통한 은행의 수익 확대 관행의 개선을 주문하고 있어 가산금리를 인상하거나 유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대출금리 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모범규준을 만든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대출금리에서 가산금리를 올릴 때 내부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치고 있다. 내부심사위원회는 과도하게 대출금리가 부과됐는지를 심사하고, 대출금리 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다만 가산금리를 인하할 경우에는 내부심사위원회가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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