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위해 조직개편, 인재양성, 기업문화 조성 박차 

빅데이터·新간편결제 세부전략도 전사적 차원서 추진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신결제시스템 경쟁 심화,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 고금리 카드론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카드사들이 곳곳에 산재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에서 답을 찾고 있다.

상품, 서비스, 마케팅, 결제프로세스 등 카드업무 전 분야에서 ‘종합 디지털서비스’를 장착하고 비용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화는 기존의 수수료 기반 수익만 답습하다가는 미래 결제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찾아낸 카드사의 해결책인 셈이다. 

카드사 수장들도 작심한 듯 디지털 혁신을 강조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은 “디지털 퍼스트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고, 하나카드 정수진 사장은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 대응해 선도적으로 디지털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본지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카드사들의 디지털화 전략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디지털 DNA를 이식하라 

국내 카드사들 대부분은 올해 핵심전략으로 ‘디지털화’를 내세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고 모바일 플랫폼 경쟁 중심 핀테크 패러다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카드사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다양한 신서비스를 영업 및 마케팅 전반에 활용하고 있으며, 고객가치 중심의 상품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특히 카드사별 디지털 역량을 사내에 이식하고 공유하며,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들이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국내 10대 디지털 기업 달성을 목표로 삼고 세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초개인화 기반의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해 디지털 자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고객과의 모바일 접점 및 관계 강화를 통한 시간 점유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핵심역량으로 △독보적 디지털 경쟁력 △창의와 몰입 조직 DNA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으며,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및 인프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인력을 전체의 50% 수준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하나카드는 디지털 시장 선두를 목표로 ‘DT Hana Card’ 로드맵을 마련했다. 로드맵에서는 디지털전략의 사내확산과 변화유도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나카드는 주니어급 직원 위주의 자발적 참여 모임을 마련하고 디지털 단계별 추진전략인 ‘DPC(Digitalization, Platform, Connected)’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또 디지털 관련 외부 전문가 초빙 세미나를 정기 개최하고, 전문 교육과정을 개설해 조직의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하나카드는 모집, 마케팅, 결제 등 카드업무 전반에서 디지털화 계획을 수립하고, 페이코, 삼성전자 등 디지털 관련 업체와 빅사이즈 제휴도 추진 중이다. 

현대카드는 창의적 사고와 자유로운 소통이 핵심인 디지털 환경에 어울리는 기업문화 조성에 나섰다. 기업 내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시키기 위해서다. 

우선 현대카드는 뉴 오피스 룩을 도입해 직원 개성에 맞는 단정한 캐주얼을 허용했고, 일률적인 점심시간도 폐지했다. 또 출퇴근 시간을 자율 조절할 수 있는 출퇴근 플렉스타임 제도를 시행해 디지털 본부, 신사업 본부, 브랜드 본부 임직원들의 독창성과 집중력 증대를 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디지털이라고 하는 새로운 환경의 요구에 부합하는 조직문화를 갖춘 회사로 변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시행 중”이라며 “단편적인 트렌드를 좇거나 고객 혜택이 분명하지 않은 디지털 서비스를 경계하고 디지털을 충분히 이해한 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용도 무궁무진 '빅데이터'

카드사들은 디지털화 대표 추진 전략으로 빅데이터를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장기간 고객 결제정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카드사에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전략 추진을 위해 카드사들은 조직부터 재정비했다. 
신한카드는 2013년 업계 처음으로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빅데이터센터는 공공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공 빅데이터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또 신한카드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BD사업팀, BD컨설팅팀, 신한트렌드연구소 등 3개부서를 구성하고 업무를 분담시켰다.

빅데이터 전략의 중요성에 공감해온 하나카드는 지난 2015년부터 빅데이터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또한 지난 3월부터는 사내 CRM(고객관계관리)팀에 빅데이터 파트도 따로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서는 디지털혁신부와 디지털마케팅부 등 4개 부서에서 차출된 인원으로 구성한 디지털라이프랩팀을 신설했다. 

현대카드는 디지털본부 2개를 마련하고 빅데이터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선진금융기술 습득을 위해 중국에 디지털 캠프 설립을 진행 중이며, 미국 디지털 캠프에서는 빅데이터, 비트코인, 블록체인 등 신금융기술산업과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를 상품 및 서비스 부문에 적극 적용하고 있다. 고객 성별과 이름, 구입가격 등 결제정보에 기반한 빅데이터로 고객 소비 성향 및 트렌드를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마케팅 전반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바탕으로 가맹점 지원 통합서비스 브랜드 BMP(빅데이터 마케팅 파트너십)를 선보였다. BMP는 가맹점 혜택을 타겟 회원에게 자동 제공하는 ‘삼성카드 LINK’, 가맹점 대상 맞춤형 분석 및 컨설팅 서비스인 ‘비즈인사이트’, 가맹점 이용고객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 및 반영해 가맹점에 알려주는 ‘리서치 서비스 리얼타임’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삼성카드는 가맹점에 유용한 정보와 효율적 마케팅 툴을 제공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맹점 지원사업 뿐 아니라 외부기관과의 제휴로 가맹점과 회원에게 모바일 및 디지털 기반의 실용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혁신과 빅데이터 업력을 결합한 ‘딥 드림 카드’를 선보였다. 딥 드림 카드는 오토 셀렉션 기능을 도입해 고객이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5개 영역의 생활밀착형 가맹점을 선정해 당월 고객 개인별로 가장 많이 이용한 영역에 3.5%를 자동으로 적립해주고, 그 외 4개 영역도 2.1% 특별적립이 가능하다.

이러한 혜택은 고객 사용패턴 분석을 통한 할인점, 편의점, 커피·영화, 해외, 이동통신 5개 영역을 고객의 78%가 이용하고 있다는 신한카드만의 방대한 고객 DB와 빅데이터분석 능력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축적된 빅데이터로 온라인 업무 신청 과정을 개선해 시간을 단축하고, 고객 소비 패턴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며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 과정에서 타깃이 될 만한 유사고객군을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진화한 결제방식이 실물카드 대체

새로운 결제방식 도입도 카드사의 중요한 디지털화 전략 중 하나다. 실물카드에서 벗어나 생체인증으로 결제하는 바이오페이(Bio-Pay),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개발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  

롯데카드는 생체인증을 활용해 핸드페이 상용화에 나섰다. 핸드페이는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 결제 시 전용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기만 하면 카드결제가 완료되는 바이오페이 서비스다. 
핸드페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현금, 카드, 핸드폰을 소지할 필요가 없다. 기존처럼 카드를 직원에게 주고 서명, 결제 후 다시 돌려받는 절차가 필요 없어 결제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핸드페이는 본인인증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신분증 확인 후 가능했던 카드 재발급, 회원정보 변경 등의 카드센터 업무도 이제는 신분증을 따로 소지할 필요 없이 핸드페이 인증만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또 정맥정보를 해독 불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해 암호화 하고 이를 금융결제원 바이오정보분산 관리센터에 분산 관리해 보안성도 높였다. 

현재 핸드페이 서비스는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및 세븐일레븐 19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앞으로 주유소, 병원 등 롯데 계열사 외 가맹점과의 제휴를 추진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BC카드는 생체인증 적용 기술 표준(FIDO) 기반 ‘목소리 결제’ 인증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자사 간편결제시스템에서 운영 중이다.

BC카드 모바일 결제 앱 내 카드를 등록한 고객인 보이스인증 등록 버튼을 눌러 본인의 음성으로 ‘내목소리로 결제’라고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이후 스마트폰에 저장했던 멘트와 똑같이 말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저장된 음성정보는 음성자체가 아닌 숫자 형태로 변환돼 암호화 되고 휴대폰에 저장된다. 결제 시에는 개인 음성정보와 BC카드가 보유한 FIDO 서버를 통해 복수로 인증하기 때문에 보안성도 강화됐다. 

KB국민카드는 ‘테이블 페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테이블 페이는 식당에서 점원이 가져다주는 주문서의 QR코드를 스캔해 모바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산대에 가지 않고 주문 내역을 테이블에 앉아서 KB금융그룹의 통합 모바일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메이트’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매장 내 결제를 시작으로 테이크아웃, 매장 픽업, 배달 등 매장 외 결제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간편결제 서비스 ‘우리페이’를 선보였다. 우리페이는 페이코(PAYCO) 플랫폼을 접목해 하나의 앱으로 앱카드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우리카드는 자체 개발한 서비스인 터치사인(Touch Sign)을 적용해 편의성도 높였다. 발급받은 카드를 스마트폰에 터치하기만 하면 카드번호가 자동 입력되며, 30만원 이상 결제 시에도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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