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이익 제외 시 전년 동기보다 감소

하나, 원큐카드 인기 힘입어 순익 오름세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올해 3분기 은행계 카드사들이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대가맹점 수수료율 적용 확대가 지난 8월부터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익 감소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계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조19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78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6.56%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상반기에 발생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약 1000억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충당금 모형 변경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환입과 비자카드 주식 처분으로 얻은 약 35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얻은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며 “이에 따른 수익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올해 3분기 판관비를 전년보다 288억원 줄이는 등 내부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8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2.01% 감소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610만명이었던 유효 회원수가 올해 3분기 650만명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카드모집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 것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3분기 23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2354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반면 하나카드는 유일하게 일회성 이익 없이 실적 오름세를 보였다.

하나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9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4.08% 늘었다. 하나카드는 출시한지 2년이 지난 원큐(1Q)카드 시리즈가 현재까지 350만좌 넘게 판매되며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 혜택을 제공하는 원큐카드가 하나카드의 성장을 견인했다”며 “이와 함께 TV광고 등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원큐카드 이벤트를 진행해 카드 사용 금액을 늘린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지난 8월부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적용한 점을 감안했을 때 남은 하반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 8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확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 연매출 3억~5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은 1.3%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사용영역 확대로 카드 승인 금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 증가세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현금 결제 시장에 진출하거나 카드업 기반이 아닌 신수익원을 발굴하는 등 수익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