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통감” 이광구 사임 선언 후 행장후보

4~5명 거론…특히 광주출신 전직임원 크게 부각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의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설이 나왔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2일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채용비리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는 우리은행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이광구 은행장의 책임 있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광구 은행장의 사임 표명으로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에 후임 은행장 선임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처럼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가 불가피하게 시작되는 상황에서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의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설이 불거지고 있다.

김장학 전 행장은 광주제일고와 전남대학교를 졸업했으며 1978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업무지원단 부장, 우리은행 중소기업고객본부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냈으며, 2013년 광주은행장에 선임된 바 있다. 올해 초 우리은행장 공모 당시에는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병효 전 우리PE 사장 등과 함께 유력 OB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 전 행장은 금융계 전반의 넓은 인맥과 업무추진력, 조직 장악력을 갖췄으며, 광주은행장 재임 당시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원활한 업무 수행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우리은행장 선임의 조건이었던 통합 리더십, 경영 능력, 미래 비전 등에 부합한다는 평이다.

다만 김장학 전 행장에게 장벽이 없지는 않다. 김장학 전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인사철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균형을 은밀히 유지해온 우리은행 입장에서 이순우 전 행장, 이광구 행장에 이어 세 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을 은행장으로 선임하기 부담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도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송기진 전 행장은 벌교상업고등학교와 건국대를 졸업했으며 우리은행 중소기업 담당 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에만 약 38년을 근무한 경력이 강점이며 현재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현직과도 멀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내부출신 후보로는 손태승 글로벌그룹 부문장이 거론된다. 손태승 부문장은 그룹 글로벌 전략을 주도해오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며, 은행 내부에 유력한 차기 후보가 채용비리 등으로 직위 해제되면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 부문장, 정화영 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등도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동건 전 부문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정화영 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은 우리은행 인사담당 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지내면서 전략에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동건 전 그룹장과 정화영 전 법인장은 대구·경북(TK)출신이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이광구 행장의 사임으로 차기 은행장 구도는 안갯속”이라며 “한일·상업 구도보다는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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