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이어 하나금융도 회장 연임 두고 내홍

“설득력 없는 노조 반발, 신뢰 상실 가능성 커”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CEO 교체 시기와 맞물려 금융권의 노사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CEO 선임 과정에서 힘겨루기로 우위를 점하려는 노조의 움직임이  존재감을 보이려는 구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업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산하 3개 노동조합인 KEB하나은행 노조와 하나금융투자 노조, 하나외환카드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의 △최순실 부역 △특혜 인사 △노조 탄압 △언론 통제 △황제 경영을 청산하겠다며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사측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 있는 이상화 전 본부장 승진에 관여하고 아이카이스트 관련 대출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KEB하나은행의 부정채용과 불법 직원 징계, 언론통제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조의 강경한 움직임은 향후 CEO 교체 시기와 맞물려 노조의 경영 개입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회장 선임과 관련한 노사갈등은 앞서 KB금융지주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9월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연임하는 과정에서 KB금융 노동조합의 극렬한 반대 투쟁이 진행된 것. 

당시 KB금융 노동조합은 사측이 윤종규 회장의 연임 설문 결과를 조작했고, 신입직원 임금을 삭감해 직원 반발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 활동 방해와 노조 선거 개입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KB금융 노조는 윤종규 회장의 연임이 확정된 이후에도 매주 월요일 집회를 열고 윤 회장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수출입은행 노조의 경우 은성수 신임 행장의 취임을 막아서기도 했다. 당시 수출입은행 노조는 별다른 이유 없이 은성수 행장의 취임을 저지했고,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왜 취임을 막는지 모르겠다”며 강경발언을 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매번 반복되는 금융권의 CEO 취임과 노조 반발을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 한 관계자는 “노조의 CEO 사전검증은 더 깨끗하고 능력 있는 인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그러나 반복되는 반발과 이유 없는 CEO 깎아내리기는 설득력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EO가 선임될 때마다 반대한다면 그것은 노조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불합리하고 무리한 투쟁을 펼친다는 평가도 들을 수 있다”며 “CEO 선임 과정에서 노조가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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