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자동 매수하는 CMA…예금 대비 고금리 기대
단기유동성부채 비율·조달대비 투자기간의 불일치 과제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이르면 이달 말 1년 만기의 정기예금처럼 투자가 가능한 발행어음 판매와 함께 ‘발행어음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처음 선보인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 및 단기금융업인가를 받은 지난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발행어음약관’과 ‘발행어음형 CMA약관’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발행어음형 CMA는 기존 MMF(머니마켓펀드), RP(환매조건부채권) 등에 투자하는 CMA와 유사하게 한국투자증권이 신용으로 발행하는 발행어음을 자동으로 매수하는 CMA다. 기존에 메리츠종금 등 종합금융사(종금사)에서 판매되던 발행어음형 CMA와 유사한 형태지만 종금형과 달리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발행어음은 회사채랑 유사하게 매수시점에 수익률이 확정되는 약정수익률 상품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하기 때문에 원금손실에 대한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은행 예금 대비 금리가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안정성을 담보하면서도 예금 금리를 초과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내 발행어음 업무를 총괄하는 종합금유투자실 김신열 실장은 “발행어음 약관과 함께 기존 CMA 안에 발행어음을 추가하는 약관의 심사를 협회에 신청한 상태”라며 “기존 자사의 CMA 고객을 비롯해 누구나 발행어음에 투자하는 CMA에 가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지난 7월부터 영업개시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왔던 만큼 약관심사가 나면 바로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11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이슈가 있어 출시 전 시장 상황을 봐서 금리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통상 약관심사 기일이 10영업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27일부터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오는 30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출시가 12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 실장은 “시장금리가 유동적인데다 은행에서도 공시된 이율 외에 우대금리 등은 공시하지 않고 있어 금리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은행예금(우대금리포함)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행어음이 ‘단기금융업’으로 조달할 수 있는 만기가 1년 이내인데 반해 이를 운용해야 하는 초기·성장기업 투자 등 기업금융은 수익이 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투자기간의 괴리에 대한 간극 극복이 초대형 IB들에게 큰 과제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아 유동성 문제가 가장 큰 난제”라며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관리에 대한 리스크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행어음형 CMA 잔액의 35%를 유동성부채로 산정키로 한 점 역시 투자자산 배분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국은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지난 7월부터 초대형 IB의 1·3개월 단기유동성비율을 100%로 맞추도록 하고, 발행어음형 CMA의 경우 잔액의 35%를 단기유동성부채로 산정토록 했다.

유동성비율 100%라는 것은 1개월 만기 부채가 있을 경우 1개월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발행어음형 CMA는 수시입출이 가능해 사실상 만기가 하루짜리인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발행어음으로 들어오는 자금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MMF 등 현금성 자산에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성 측면에서 여러 보완장치가 마련됐지만 유동성이 높은 자금에 투자할 경우 사실상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은행 예금대비 조달 코스트가 높아 더 큰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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