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권고안 통해 재공모 절차 진행 주장
22일부터 연차투쟁 돌입…시장 영향 불가피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코스콤 노동조합이 21일 차기 단독 사장 후보로 추천된 정지석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책기술본부장과에 대해 재공모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지난 20일 코스콤 사장추천위원회는 후보자 면접심사를 통해 세 명의 후보자 중 정 본부장을 단독 후보로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에 노조는 21일 여의도 본사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총파업을 포함한 사장 저지 투쟁 돌입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 투쟁에 대한 모든 방식을 노조에 위임한 상태다.

노조는 22일부터 시스템 운용본부별 연차투쟁을 실시하고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선임안이 통과될 경우 총 파업 결의절차를 진행해 12월 초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차투쟁은 정보사업부를 시작으로 모든 시스템 운영본부별가 돌아가며 진행된다. 연차투쟁은 본부별로 최소 필수 운영인력을 남기고 실시할 예정이다. 단, 이들의 담당 업무가 주문체결·결제 시스템, 증권망 관리, 재해복구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추적인 역할인데다, 특히 외자계나 소형증권사의 경우 원장 및 주문전달 시스템을 모두 코스콤에서 관리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코스콤 노조는 일단 시장에 미치는 여파에 대한 책임을 감수하고 간다는 입장이다.

송재원 노조위원장은 “코스콤이 사실상 자본시장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지고 갈 것이지만, 이 같은 핵심역할을 하는 중요 기관임에도 근 10년간 낙하산 사장들이 불명예 퇴직을 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만큼 더 이상은 물러 설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행적혁신위원회를 통해 산하 공기업, 금융기관의 CEO 선임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선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서둘러 기존과 같은 깜깜이식 인사를 진행하고 있어 재공모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혁신위의 권고안이 나오면 재공모를 통해 제대로 된 공정한 인선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날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투쟁기금 및 희생자 구제 기금으로 약 12억원을 모금하는 안도 만장일치로 가결해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어느 정도 일지 알 수 없어 문제발생 시 이를 통한 구제가 충분히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정 내정자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7년 공채로 코스콤에 입사해 경영전략본부장, 시장본부장, 인프라본부장, 정보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그가 최종 선임될 경우 코스콤에서 창립 40년 만의 첫 공채 출신 사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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