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이 여성, 대부분 창구 근무

연간 임금 35백만~45백만원이 절반 차지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은행에서 근무하는 2차 정규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별로 L0, RS직, 6급, 특정직, 별정직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 2차 정규직은 여성이 대부분이었으며, 단순 예금창구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연수는 5~10년가량, 임금은 3500만원에서 4500만원 수준을 보였다.

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와 은행권의 2차 정규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8월 21일을 기준으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NH농협은행, 수협은행 등 9개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2차 정규직 36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는 은행권 2차 정규직을 ‘명목상 정규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 승진 및 노동조건에서 일반 정규직과 차별 대우로 정규직 노동시장에 온전히 편입하지 못한 채 고립∙주변화 돼 별도의 직군으로 고착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노동자’로 정의했다.

이들 은행권 2차 정규직의 91.6%(2960명)은 여성이었으며, 남성은 8.4%(272명)에 불과했다.

2차 정규직의 근속연수는 5년 이상~10년 미만이 37.8%, 3년 이상~5년 미만은 20.5%, 10년 이상~15년 미만은 20.2%를 기록했다. 반면 3년 미만은 5% 이하에 불과했는데 이는 기존 비정규직이 대부분 2차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차 정규직 대부분 영업점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2차 정규직 100%가 영업점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신한은행(99.4%), 농협은행(85%), 기업은행(84.2%), KEB하나은행(83.5%) 순의 영업점 근무 비율을 보였다. 산업은행의 경우 2차 정규직의 59.0%가 본점에서 일하고 있었고, SC제일은행은 32.7%가 본점근무로 다른 은행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근무창구도 쏠림 현상을 보였다. VIP창구와 외환·기업금융 등 비교적 전문성이 높은 부서에서 일하는 비율은 낮았으며, 대부분 입출금창구와 빠른창구 등 단순 텔러업무에 배치돼 있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프리미어창구에 일하는 2차 정규직은 0.3%에 불과했고, 입출금창구가 84.8%를 차지했다. 나머지 14.3%는 상담창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팀에 근무하는 2차 정규직 역시 0.3%에 불과했으며, 99.7%가 예금창구 근무였다. KEB하나은행은 상담창구에 68.9%가 근무했고, VIP·골드클럽 근무는 3.7%였다.

2차 정규직 임금의 경우 연간 3500만~4000만원이 24.7%로 가장 높았으며, 4000만~4500만원이 22.2%의 비율을 기록했다. 4500만~5000만원도 13.7%를 기록했으며, 3000만~3500만원이 13.5%로 뒤를 이었다. 5000만~6000만원은 8.9%, 2000만원 미만은 7.5%를 나타냈다.

은행권 2차 정규직의 임금 만족도는 매우만족이 0.7%로 가장 낮았고, 만족한다는 응답은 17.9%에 불과했다. 불만은 46.8%, 매우불만은 34.6%로 나타났다.

임금 불만족의 이유로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임금차별이 있다’는 응답이 50.4%로 가장 높았다. ‘근무년수 증가에 따른 임금인상이 미미하기 때문’은 20.8%, ‘현재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이 낮기 때문’은 18.0%를 나타냈다.

2차 정규직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 반에서 8시가 63.6%로 가장 높았으며 퇴근시간은 오후 6시 반에서 7시가 42.3%로 가장 높았다. 오후 7시 이후 퇴근의 경우 35%에 달해 대부분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외 근무는 30분에서 1시간 미만(34.9%), 1시간 이상~1시간 30분 미만(26.0%) 순이었다. 시간외 근무에 대한 보상은 전액보상이 30.2%, 일부 보상이 50.3%였으며 보상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19.5%에 달했다.

직장생활 만족 항목은 복리후생(70.2%), 고용안정(68.5%), 직장분위기(61.2%) 순으로 높았고, 불만족은 임금수준(79.6%), 인사제도(77.3%), 노동강도(72.9%)를 꼽았다.

2차 정규직의 차별 및 불이익 경험은 상급자의 직급간 인식, 동료의 직급간 인식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고, 휴가사용과 복리후생에서는 낮은 응답 수준을 보였다.

직장 내 폭언 경험은 52.8%가 있었다고 대답했으며, 폭행은 3.8%, 성희롱을 포함한 성폭력은 16.3%가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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