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환매 이어져 설정액 감소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은행권의 펀드 판매 규모가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형펀드의 대거 환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권의 전체 펀드 판매설정액(공모·사모)는 101조595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5% 줄었다.

1년 사이 4조7324억원 줄어든 수치로, 2015년(98조3090억원) 10월에서 2016년 10월까지 3조2863억원이 증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펀드 판매 설정액 1위인 국민은행이 18조333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11%가 줄었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3.04% 줄어든 16조470억원, KEB하나은행은 5.44% 준 13조341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은행권의 펀드판매 설정액 감소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주식형펀드의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은행권의 지난 10월 기준 주식형펀드 판매설정액은 19조317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80%가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주식형 펀드 판매 설정액이 같은 기간 21.89%가 감소했고,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28.75%와 9.23%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수익실현을 위해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는 고객이 지속해서 늘면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부 은행들은 펀드 규모를 확대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9조9000억원에서 올해 10월 10조4504억원으로 펀드설정액을 확대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8.83% 증가한 16조371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펀드설정액을 소폭 늘리는데 성공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으로 삼고 펀드, 방카 등 자산관리상품을 고객수익률 중심 영업으로 자산관리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가는 전략이 유효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보유 자산에 대한 리밸런싱으로 고객수익률 중심 영업을 체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의 채권형펀드는 주식형펀드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의 지난 10월 기준 채권형펀드 설정액 규모는 15조90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38%가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0월 3조7865억원에서 올해 10월 5조412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1조8559억원에서 2조9728억원으로 상승했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10월까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면서 주식형펀드와 달리 채권형펀드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향후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채권형펀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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