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해외법인 증자로 해외투자 역량 집중

NH…해외·대체투자·VC영업 확대, KB…기업 생애서비스 제공
한투…벤처펀드 투자 등 선점효과 기대, 삼성…외환 시장 집중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발행어음 사업인가 추진 제동에 추가적인 규제 강화 이슈까지, 본격적인 사업시작 전부터 풍랑을 맞고 있는 초대형 IB(투자은행)들이 내년 각자도생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지정된 5개 초대형 IB 중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가운데, 삼성증권(대주주적격성 문제)에 이어 미래에셋대우 마저 공정위원회 조사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잠정 중단됐다. NH투자증권은 아직까지 금감원 인가심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KB증권은 금융위로 심의가 넘어온 상태지만 증선위에서 재심의 판정이 내려져 바짝 긴장한 상태다.

발행어음 업무 심사가 언제 재기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선다고 해도 별도 인가 없이 가능한 IMA(종합투자계좌) 사업 영위조차 금융위원회가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만큼 덩치 확대를 통한 우회적 사업 진출도 어렵게 됐다.

더욱이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20일 초대형 IB의 대기업 자금조달 지원 시 은행수준의 규제를 적용해야한다는 권고를 내리면서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도 대기업 신용공여 부분은 원천 봉쇄될 수 있어 늘어난 자본 하에서 최대한 수익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초대형 IB들은 일단 시류에 따라 해외투자 역량을 제고하는 한편, 벤처기업 및 VC(벤처캐피탈) 영역 확대 방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선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내년 1분기께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IMA 사업 영위를 위한 우회적 방안이란 지적이 있었으나 당초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했던 만큼 장기적 계획의 일환이란 입장이다. 자본을 늘려 그동안 직접 인수하지 못했던 딜(deal) 인수를 통한 상품화 등 자체 IB역량을 강화하고 해외투자 및 PBS 업무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해외 PBS 라이선스를 획득한 미래에셋대우는 전문 인력 선발, IT 인프라 구축, 청산소 가입 등 영업 인프라를 구축해 올해 6월 미국에서 본격적인 PBS 영업을 시작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140억달러(운용자산) 규모의 글로벌 헤지펀드를 포함 은행, 증권사 등 100여개의 기관과 계약을 맺고 RP중개, 주식대차 중개거래를 개시했으며, PBS 관련 토털서비스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 PBS업무 시작과 동시에 다양한 기관들과 거래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증권사 최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구축해온 그룹의 네트워크 등이 현지 인력 전문성과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인도네시아, 베트남법인 증자에 이어 내년 영국법인 5660억원 규모 증자, 미국 LA 법인에 3000억원 대 증자 등으로 해외 현지법인 자본규모를 키워 해외 현지 M&A, 부동산 등 공격적인 IB업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 역시 해외 및 대체투자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내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전담조직인 ‘Global기획부’를 신설하고 금융지주 차원의 전략 및 비즈니스 확대로 신규 수익원 발굴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대체투자 소싱 강화를 위한 인프라금융 전담부서로 ‘인프라금융부’를 신설해 대체투자역량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대기업 자금조달 통로가 막힐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중소벤처 관련 비즈니스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VC 영업 확대 및 Pre-IPO기업 발굴기능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으로 ECM3부를 신설했다”며 “지난 7월 사업요건을 획득한 신기술사업금융업 개시로 유명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확대하는 등 보유자본과 IB역량을 활용한 신규 수익원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토한 자금조달을 통해 운용초기 IPO를 계획하고 있는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한 벤처펀드 등에 간접투자 형태로 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Pre-IPO투자에 대한 많은 경험과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만큼 우수 VC와의 교류 확대 및 초기 성장기업에 대한 에쿼티·메자닌 투자, 저신용등급 기업 대출 및 회사채투자, M&A 인수금융 지원 등으로 초기에 기업금융 투자 비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미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데다 시장선점 효과로 투자처 발굴도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증권 역시 대기업 자금조달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의 생애주기별 토털서비스 제공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기업 인수합병(M&A) 주관, 인수금융, 전환사채(CB) 발행, 기업공개(IPO)와 함께 자기자본(PI)을 통한 지분인수 등 기업의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전체적인 마스터플래너 역할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일찍이 신규업무 진출이 제한됐던 만큼 초대형 IB 지정을 토한 외한업무 및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연계 업무 등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대규모 고객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환전 등 외환수요를 발굴하고 IB부문 업무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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