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클라우드…데이터 폭증 시 대응 어려워
퍼블릭과 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해결책 될 것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성장률은 올해 정점에 이르고 앞으로 수년간 감소하며 안정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시장이 열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국내 클라우드컴퓨팅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5.2% 성장해 1조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결제원은 '클라우드컴퓨팅의 이해와 금융권 활용사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의 클라우드 도입현황과 과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금융회사들은 프라이빗에서 하이브리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을 도입해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는 반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아직 활성화 이전 단계로 웹서비스를 대체하거나 정보검색 등 비중요 업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비교적 초기에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한 국내 금융회사로 지난 2015년 말 아마존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해 자사의 웹서버와 DB를 이전했다.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펀드상품 소개와 운용성과를 알리기 위해 도쿄와 싱가포르에 물리적으로 리전을 분리하고 각 리전마다 웹서버-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DB서버의 3-티어로 구성했다. 오토스케일링을 통해 폭증하는 트래픽에 대비했으며 초기 투자비용 부담 없이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구조로 비용절감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주식시장의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파생상품을 검증하고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총 128개의 코어를 가지는 서버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특정시간 대에만 업무가 몰려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평균 2시간이 소요됐다. 유안타증권은 해당 업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한 후 기존 대비 90%의 비용절감을 이뤘으며 응답시간도 30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0월 기업내부에 설치·운영되는 자금관리서비스(CMS) 서버를 클라우드로 대체한 ‘클라우드 브랜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CMS는 자금관리, 보고서 작성 등을 원하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기업의 업무용 내부 시스템에서 금융업무를 통합·연동해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는 CMS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CMS 서버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브랜치는 CMS 서비스에서 가장 큰 부담을 차지하는 CMS 서버를 클라우드로 대체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서버 구축비용의 80%, 월이용료의 60% 절감과 함께 기존 CMS 서버에서 대응하기 어렵던 다양한 금융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금융상품채널로 이용할 계획이다.

금융결제원은 “데이터 신뢰가 절대적이라 생각하는 금융회사들은 컴퓨팅 자원을 내부관리 하에 두고 중요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여전히 선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곧 예상치 못한 데이터 폭증에 한계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보안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종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정규모의 IT인력과 자원을 보유한 대형 금융회사는 내부에 자체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해 IT자원의 확장성과 효율성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향후 IoT 등으로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내부에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자체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비용문제를 비롯해 자원관리에서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정부는 내년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와 생태계 구축을 위해 규제 개선과 정보보호 및 품질·성능에 관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결제원 금융결제연구소는 “클라우드 도입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전자금융감독규정상 정보기술·보호 관련 인력과 예산에 대한 규제개선 및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에 한정돼 있는 보안인증제를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확대 추진해야 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의 미터링 및 품질, 과금 기능은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으로 클라우드 제공자와 사용자간 투명한 신뢰관계 기반의 공정거래를 위해 SLA(서비스 수준 협의서) 기준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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