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수 적어 고객 접근성 떨어져

주요고객인 중‧저신용자 수요도 부족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저축은행들이 골드바 판매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골드바를 판매할 수 있는 영업점이 적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군인 중‧저신용등급자의 수요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오는 31일부터 골드바 위탁판매업무를 종료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은 2016년 3월부터 10g, 18.75g, 37.5g, 100g, 375g, 500g, 1kg 등 총 7가지의 골드바 상품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교적 실적이 높은 방카슈랑스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올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정기 예‧적금을 새롭게 출시해 본업에 충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는 다른 저축은행들의 경우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골드바 판매에 나선 A저축은행은 2015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133kg, 66억원의 누적 판매량만을 기록했다.

같은 해 12월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B저축은행도 현재까지 누적판매량 0.68kg, 총 판매금액 5500만원으로 집계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판매 기간으로 평균내보면 월 평균 각각 2억원, 220만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의 골드바 활성화 정책도 도움을 주진 못했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2016년 3월 골드바 판매업체인 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제휴를 맺고 저축은행에서 골드바 판매 및 매입대행 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공평‧아주‧대신‧한국투자저축은행 등 24곳이 제휴에 참여했으며 이후 총 30곳으로 늘어났다.

시중은행이 10g, 100g, 1kg의 골드바를 판매하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은 주 고객인 서민들의 주머니사정을 고려해 중량이 작은 골드바까지 포함해3.75g, 10g, 11.25g, 37.5g, 100g, 375g, 500g, 1kg 총 8가지로 구성했다. 또한 판매수수료율을 △3.75g은 17% △10~37.5g은 7% △100g~1kg은 5% 수준으로 낮게 책정해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이 골드바 판매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골드바를 판매할 수 있는 영업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지역중심의 서민금융기관으로 권역별 의무대출 비율을 적용 받고 있으며 영업점도 일정 지역에 몰려있다.

골드바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데 저축은행은 고객 접근성이 떨어져 판매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전국에 영업점이 고루 분포되지 않고 일정 지역에 소규모로 분포돼 있다”며 “이에 따라 전국 단위로 골드바 판매 영업을 할 수 없어 해당 지역 내 골드바 수요가 적으면 판매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골드바가 저축은행 주력 고객층의 니즈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군은 중‧저신용등급의 서민층으로 이들은 골드바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군은 주로 중‧저신용등급자로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며 “골드바는 중량에 따라 가격이 몇 천만원 이상 나가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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