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임직원 수가 IB(투자은행) 분야의 성장과 해외 증권사 진출로 인해 증가했다.

반면 업무영역이 축소된 리테일 분야에서는 여전한 인력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상 지난해 주요 증권사 임직원 수는 총 158명 늘어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상위 30개 증권사 가운데 KB증권, 삼성증권 등 12곳에서 689명을 증원했고 메리츠종합금융, DB금융투자 등 16곳에서 531명을 감원했다.

증권시장의 호황, 해외 증권사 인수·출범, IB분야의 성장 등이 인력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많은 인력 증원을 한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012명으로 전년 동기(2733명) 대비 279명 늘었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베트남 자회사 KBSV의 인수·출범 과정에서 직원수가 200명 가까이 크게 늘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2268명으로 전년 동기(2162명) 대비 159명을 증원했다.

삼성증권은 IB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IB쪽 인력을 늘렸다. 다양한 직군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IB 인력의 질적·양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IB사업본부의 신원정 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하는 등 삼성증권 내 IB본부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외에도 키움증권은 99명을 늘려 697명, 한국투자증권은 직원을 78명을 늘려 2580명이 됐다.

인력을 줄인 곳은 미래에셋대우(159명), 메리츠종금(63명), 대신증권(97명), DB금융투자(65명) 등이다.

사업다각화에 따라 리테일의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 것이 인력 감원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메리츠종합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가 1439명으로 전년 동기(1502명) 대비 63명 줄었다.

특히 리테일 부문에 있어 실적이 좋지 않은 직원들의 감원이 있었다. 감원 됐던 63명 중 전담투자상담사만 26명이다.

최근 몇 년 간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감축을 이어왔던 대신증권은 지난해에도 97명을 감원해 1568명이 됐다.

대신증권은 이를 자연적인 인력 유출로 봤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별도로 실시한 것은 아니지만 대신 채용을 줄인 탓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에서는 기존 리테일에서의 브로커들을 WM부서로 이동시키는 등 내부인사가 있었지만 인력이 줄어든 리테일 부서에 추가인력 충원을 하지 않았다.

DB증권도 지난 몇 년간 인력이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DB증권의 전체임직원은 837명으로 2015년 12명, 2016년 40명, 지난해 65명의 인력이 줄었다.

DB증권은 자연적인 인력유출이 일어나는 가운데 추가 인력 채용을 하지 않아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꾸준한 인력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54명을 감축해 전체 임직원이 2859명으로 줄어들었다.

그간 NH투자증권은 합병 이후 중복되는 부서·지점들의 통·폐합 및 희망퇴직 실시에 따라 인력 감축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지난달 NH투자증권 통합 출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대졸공채 13명을 선발하는 등 인력증원의 분위기가 포착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증권업계에서 리테일 분야의 인력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 AI의 인력 대체가 현실화 될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사업다각화를 펼치면서 리테일에 대한 중요성은 다소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특히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먼 미래의 얘기로만 여겨지던 로보어드바이저의 주식중개가 최근 활성화 되며 리테일 직원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아직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불안정성이 있지만, 향후 기존의 상담업무를 충당하게 되는 날이 오면 증권사 직원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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