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새마을금고, 판례 앞세워 보험금 축소지급 ‘도마 위’배상책임 시 피해자 치료비서 공단 급여 ‘선공제’
“금감원 감독 사각지대 위치, 민원 제기 어려워”
박영준 기자  |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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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8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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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B씨가 소유한 건물의 1층 로비에서 발생한 사고로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십자인대파열 진단을 받고 20일간의 입원과 4차례 통원치료를 받았다. B씨는 가입해둔 새마을금고의 시설물소유자배상책임보험으로 A씨의 치료비를 배상해주기로 했고 새마을금고가 파견한 보상 직원은 A씨에게 40%의 과실이 있다고 결론했다. 이에 A씨는 치료비의 60%를 보상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새마을금고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치료비의 3%만 지급했다.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새마을금고 공제(보험)가 법원 판례를 앞세워 배상책임보험으로 보상받는 피해자들의 보험금을 일방적으로 축소 지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피해자가 의료보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을 경우 건강보험공단의 급여 부분을 제외한 치료비만 지급한다. 건보공단이 건강보험 급여로 받은 치료에 대해 구상 청구할 수 있으니 피해자에게 이를 전액 물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피해자는 신체상의 손해를 보더라도 치료비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금융감독원의 감독 사각지대에 위치한 공제사만 할 수 있는 방식이라 입을 모은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공제는 2014년 11월부터 자사 배상책임보험 가입자들의 보상처리 시 피해자의 기왕치료비 계산에서 건강보험공단의 보험급여(의료보험)를 제외하고 지급하라는 공문을 내렸다.

통상 배상책임보험 사고가 발생해 피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보험사는 병원비에서 피해자의 과실비율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병원비가 1000만원, 공단부담금(의료보험 적용분)이 600만원이라면 실제 피해자가 내는 병원비는 400만원이다. 여기서 피해자 과실이 30%라면 실제 보험사가 지급하는 금액은 과실을 공제한 280만원(70%)이 된다.

그러나 새마을금고 공제의 방식에서는 병원비 1000만원의 70%인 700만원이 보험사의 배상책임액이지만 공단부담금 600만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피해자에게는 100만원만 지급된다.

손해사정업계 종사자들은 새마을금고 공제의 치료비 계산방식을 대입할 경우 피해자의 과실비율이 40%에 근접할수록 받을 수 있는 치료비는 매우 적거나 없다고 말한다. 타인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지만 치료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새마을금고 공제의 기왕치료비 계산법은 지난 2010년 발생한 대법원 판례에 기인한다.

당시 법원은 피해자가 건강보험 급여를 받고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과실에 따라 피해자의 손해액을 구한 뒤 건강보험 급여를 공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 공제되는 건강보험 급여 대해서는 과실을 나눌 수 없다고 봤다.

문제는 이 판례를 토대로 새마을금고 공제가 건보공단이 구상할 급여부담금을 피해자에게 일괄 전가한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사고 발생 시점에서 손해액을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원도 피해자가 배상책임사유로 치료비를 지급받는다는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과실비율 산정이나 배상책임소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무조건 의료보험 없이 비싼 병원비를 지불하라고 권하기 쉽지 않다.

이에 건보공단은 추후 피해자가 배상책임으로 보험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 피해자의 치료비에서 공단부담금에 대한 부분을 보험사에 구상한다.

다만 구상 과정에서 배상책임 소지가 불분명하거나 밝혀지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구상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손해보험업계 및 손해사정업계의 중론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추후 건보공단의 구상 청구가 들어올 경우에만 피해자에게 따로 보험금 환수를 요구한다.

건보공단의 구상 청구가 오지 않을 경우 피해자에게 미리 공제한 금액은 보험사에게 귀속되다 보니 무조건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피해자에게 떠넘길 논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손해사정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기왕치료비 계산방식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법원 판례만 들고 건강보험 급여를 일괄 선 공제하겠다는 것도 무리가 있다”며 “건보공단의 구상 청구는 피해자의 차트나 진료기록 등으로 식별하기 때문에 청구가 들어오지 않을 때도  많다. 이 경우 피해자에게 받아낸 공단부담금은 모두 새마을금고의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공제사만의 특수한 손해보상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감독원의 관리 사각지대에 위치해있다보니 민원 카운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의견이다.

한 손해사정법인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기왕치료비 계산은 보험금 지급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지만 민원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소속이다 보니 피해자가 억울한 상황이 생겨도 민원을 제기할 곳이 없다. 아무래도 손해사정 시 새마을금고에서 발생된 건이 상대적으로 피해자에게 손해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는 판례대로 기왕치료비를 계산할 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배상책임보험은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끼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해주는 보험이다. 시설물소유자배상책임보험, 영업배상책임보험, 일상배상책임보험 등 다양한 상황에서 보험가입자가 피해자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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