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200만·감액기간 2→1년 ‘전대미문’
“가입초기에 치료 몰릴 것…유지율 관리 집중해야”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치아보험이 대형 보험사들의 본격 진출에 힘입어 연간 2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단 가입금액을 늘리고 각종 보험금 지급 조건을 낮추는 등 당장의 매출 확대를 위해 나중의 손해율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보험업계 및 재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지난해 치아보험 시장규모(수입보험료 기준)는 1조4200억원으로 지난 2013년(6400억원)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불과 4년 새 7800억원(119.6%) 가량이 불어난 것이다.

올해는 상위 손해보험사가 가세하면서 1조8700억원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손해보험 상위 4개사가 1~2월 두달동안 판매한 전체 치아보험 규모는 약 250억원에 달했다.

삼성생명이 가세하면서 올해 치아보험 시장은 연간 2조원 대를 달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후발주자인 삼성생명은 지난 12일 치아보험을 첫 출시하고 약 2만5000건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치아보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이유는 판매채널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뒤늦게 진출한 대형 보험사들이 설계사를 위주로 치아보험 판매를 집중했다.

과거 중소형사들은 텔레마케팅(TM)과 홈쇼핑을 중심으로 월 2만~2만5000원 대의 치아보험을 판매했다. 만기가 비교적 짧고 가입금액이나 보장 횟수가 지금보다 적었다.

최근 대형사가 판매하는 치아보험의 월 보험료는 이보다 약 2배 가량 높다. 보장기간을 최대 80세까지로 늘리고 고액의 보철치료를 최대 200만원까지 개수 제한 없이 보장하는데 따른 결과다.

보험료가 높아지면 설계사 채널도 판매가 가능해진다. 상위 4개 손보사와 삼성생명이 치아보험 시장이 급격히 키운 것도 높아진 월 보험료에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치아보험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손해율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치아보험에 대한 경험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판매 과열양상만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치아보험 규모를 크게 끌어올린 손해보험 상위 4개사는 그간 치아보험 상품에서 찾기 어려웠던 △임플란트 무제한 보장 및 가입금액 최대 200만원 확대 △보험금 면책기간 90일 △보험금 감액기간 1년 등의 조건을 들고 나왔다.

재보험업계에 의하면 임플란트 가입금액이 10만원 오를 때마다 치아보험 손해율은 20~25%씩 상승한다.

연간 치료횟수 제한을 풀고 무제한 보장할 경우 유지율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보험금 면책(90일)·감액기간(1년) 이후 치아보험 가입자들의 치아 치료가 몰리다보면 가입 초반에 급격히 손해율이 오르게 된다.

이때 치료횟수 제한이 없는 경우 1년 안에 치아 치료에 집중하고 해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노동현 대표는 라며 “가입금액을 높일수록 짧은 기간 내 손해율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치료 받는 시기가 끝나면 손해율은 낮아지게 된다. 치아보험은 가입자가 오래 유지할수록 손해율 관리에 유리한 상품”이라며 “보험사들은 현재 내놓은 상품의 유지율을 개선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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