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시 홈페이지 단순 연결에 그쳐

챗봇 대화로 금융업무 처리 불가능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인공지능(AI) 채팅형 상담서비스인 챗봇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적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챗봇을 통해 카드 발급, 이용금액 결제와 같은 금융서비스를 문의하면 카드사 홈페이지 링크를 제공하는데 그쳐 실질적인 금융거래 상담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기존 상담원이 도맡아 진행했던 단순 상담을 대신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챗봇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챗봇인 버디(Buddy)에 최근 신규 서비스 2가지를 추가했다.

추가된 서비스는 △카드 이용 관련 조회 및 결제 관련 상담 △위치기반 혜택 상담 기능이다. 이에 따라 버디에서는 즉시결제 신청, 분할납부로 변경, 결제일 변경신청 문의가 가능하다. 또한 사용자 주변이나 특정 지역의 주말 무료주차장, 발렛파킹 정보 문의 시 위치 정보 제공 및 지도 연결 링크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도 카카오톡, 페이스북, 네이버와 연계해 지난해 6월부터 챗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8종의 신용‧체크카드를 추천하고 700여종의 질문에 답해준다.

롯데카드도 지난 4월 챗봇 ‘로카’를 출시해 롯데카드 앱, 홈페이지,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중 챗봇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거래 상담이 가능한 곳은 롯데카드의 로카뿐이다.

로카는 이용내역조회, 즉시결제, 개인정보변경, 분실신고 및 재발급, 카드 및 금융서비스 신청 등 주요 카드 업무를 대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로카에서 카드 업무와 관련해 질문을 주고 받으면 홈페이지 이동 없이 챗봇 플랫폼 내에서 업무 처리가 완료된다.

반면 다른 카드사들의 챗봇은 고객이 금융거래 관련 문의를 하면 홈페이지 연결 링크를 제공해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챗봇에 ‘카드 신청’이라고 문의하면 챗봇이 홈페이지 링크를 알려준다. 고객은 챗봇이 알려준 링크를 타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카드 발급 신청을 진행해야 한다.

고객이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돼 챗봇을 이용하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은 챗봇으로 상담업무를 처리하기 보다는 고객의 말을 알아듣고 ‘자연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어 카드 신청과 같은 금융업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고객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금융업무 처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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