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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우리술 83]막걸리의 도시 ‘꽃심’ 있는 전주 대표술 ‘이강주’
[응답하라, 우리술 83]막걸리의 도시 ‘꽃심’ 있는 전주 대표술 ‘이강주’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8.06.0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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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조선상식문답>에서 조선 3대 명주로 꼽은 전통주

술인생 조정형 명인 손으로 부활, 최근엔 분말술 집중연구

▲ 전라북도 지정 무형문화재인 이강주는 농식품부 지정 식품명인인 조정형 명인에 의해 복원돼 빚어지고 있으며 한해 6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조정형 명인이 소줏고리로 소주를 증류하는 모습. <제공 : 전주이강주>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막걸리 한상 문화가 여전히 골목을 채우고 있고, 가지런히 정비된 한옥마을 곳곳에 막걸리와 모주를 중심으로 한 음식 문화가 꽃 피우는 곳. <혼불>의 작가 고 최명희 선생이 ‘꽃심의 도시’라고 말한 전주 이야기다.

그런데 전주의 음식점에서 만나는 막걸리에서 ‘꽃심’ 전주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비슷한 제조법의 막걸리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나마 알코올 도수 1% 정도로 만든 모주에서 이곳이 전주라는 것을 느낄 수는 있지만 전주술을 대표하기에는 많이 아쉽다. 

조선시대의 문헌을 들추면 전주술은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조선 후기의 문신 이해응의 <계산기정>과 홍석모, 유득공의 책 <동국세시기>, <경조잡지> 등에서 상류층이 마시는 약소주이자 조선 최고의 술 중 하나로 소개된 이강주. 그래서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조선 3대 명주를 거론하면서 평양의 감홍로와 정읍의 죽력고, 그리고 전주의 이강주를 꼽고 있다.

이강주의 주재료는 전주에서 나는 배와 울금, 그리고 완주 봉동의 생강 등이다. 즉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 그 지역에서 즐기던 로컬푸드였던 것이다. 그런데 배와 생강, 울금 등의 약성이 증류주에 녹아나면서 경쾌하면서도 쌉쌀한 향과 맛을 내게 됐고, 그 맛이 팔도의 주당들에게 귀하게 다가가 전국적 명성까지 얻게 된 술이라 할 수 있다.

그 이강주가 30년 전인 198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지금은 1996년 전통식품국가명인 9호로 지정된 조정형 명인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조 명인은 대학 졸업 후 30여 년간 주류 회사에서 근무하다 집안의 가양주로 내려온 이강주를 제대로 빚겠다는 생각으로 전통주 복원에 올인한다.

1980년대부터 이 술을 빚기 시작해, 전국을 돌면서 200여 전통주를 체험하기도 한 조 명인은 1991년 제조장을 내고 본격 생산에 나선다.

▲ 전주에서 나는 배와 울금과 완주에서 나는 생강을 주재료로 사용해서 만드는 이강주. 육당 최남선은 이 술을 조선 3대 명주라고 일컬었다. 사진은 이강주 제1공장 전경.

원래의 이강주는 약주를 빚어 증류하고 그 소주에 배와 생강, 울금 등을 넣어 침출시켜 완성하지만, 대량생산을 위해 조 명인은 다음과 같이 공정을 표준화시킨다. 먼저 멥쌀과 누룩으로 열흘 정도 발효시킨 약주를 바로 증류해서 숙성조로 옮기고 배와 생각 등의 추출액도 별도의 숙성조에서 6개월 정도 안정화시킨다. 그 뒤 여과한 추출액들과 소주를 혼합해서 다시 1년 정도 후숙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약성이 도드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꿀을 넣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강주는 각각 알코올 도수 19도와 25도의 이강주로 출시되며, 두 번 증류한 술은 38도의 이강고로 상품화되고 있다. 배의 시원한 맛과 생강의 향긋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잘 어우러진 이강주는 현재 60톤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조정형 명인은 오디와 복분자 등의 지역 농산물 재배가 늘어나자 소비처 확산 차원에서 복분자주와 오디와인 등을 2003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디와인을 증류한 오디브랜디인 ‘이강뎐’ 등 지역 농산물을 소재로 다양한 술을 생산하고 있다.

요즘 조 명인의 관심은 분말술에 가있다. 알코올을 포집해 분말로 만든 술로 일본과 미국 등에선 식품 첨가물로 활용되고 있는데, 아직 국내 시장에선 관련 제품이 없어서 몇 년전부터 고체 분말술 연구에 주력했다고 한다. 식품첨가물이지만 알코올을 함유한 만큼 관련 기술에 대한 국내에서의 이해가 부족해 일일이 해외 사례 등을 설명해가면서 지난해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상용화를 위해선 대량생산과 관련한 기술을 보충해야 하고 시설투자도 해야 되는데 내년부터 3년 정도 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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