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유지비용 연간 20조원…금융사 수익성 압박
시세변동 없는 디지털통화로 현금없는 사회 돌입

일본 대표 은행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디지털통화 발행과 함께 현금없는 사회에 본격 돌입한다.

4차산업혁명시대 수익성을 고민하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선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미쓰비시UFJ 금융그룹(MUFG)과 미즈호 금융그룹은 각각 MUFG코인과 J코인을 2018년과 2020년발행 및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개발하지만 ‘1코인=1엔’의 시세변동이 없는 은행코인으로 기존 가상통화와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전체 결제수단 중 현금결제 비율이 65%로 선진국의 평균 현금결제 비중(32%)의 2배 수준이다. 전국 약 20만대의 ATM을 운영하기 위한 유지비용과 현금운송비용 및 현금취급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현금유지비용만 연간 약 2조엔(약 20조원)이 소요돼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발행 예정인 일본 최초의 은행코인은 미쓰비시UFJ 금융그룹의 ‘MUFG코인’이다.

지난해 5월 MUFG 사원 15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MUFG은행 고객 신청자 중 10만명을 대상으로 계좌에 들어 있는 예금을 MUFG 코인으로 바꿔 사용하는 실증실험을 계획 중이다.

MUFG코인은 다양한 결제수단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은행 API를 공개해 외부 사업자와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며, 향후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전국의 상가와 기업, 타사 월렛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디지털 통화 발행을 계획하는 다른 은행에도 API를 공개해 보급을 촉진할 계획이다.

MUFG코인이 단일 은행이 발행하는 코인이라면 2020년 발행 예정인 ‘J코인’은 미즈호금융그룹과 우체국은행, 70여개의 지방은행이 제휴해 전국적인 코인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J코인은 미즈호금융 그룹의 계좌잔액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 및 금융기관의 자금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있는 코인 인프라를 조성하고, 상호 가맹점 개방과 태환(Conversion)을 실행하는 구조로 전국적으로 디지털 통화를 위한 결제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MUFG코인과 J코인 모두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용할 때는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표시된 QR코드를 스캔해 코인이 지불되는 방식이다. 가맹점에서 은행코인으로 결제할 때 QR코드를 이용하면 기존카드 단말기 보다 수수료 및 도입비용이 저렴해 향후 은행코인 가맹점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MUFG코인, J코인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면 현금 유통량이 크게 감소해 ATM 등 현금유지비용이 절감되고 디지털 통화 이용고객에 대한 다양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고객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한보화 연구원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애플페이에 이어 중국 알리페이도 일본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며 앞으로 일본 전자결제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QR코드를 이용한 결제방식은 신용카드 대비 가맹점 측면에서 비용 부담이 적고 타 업종의 디지털 통화와 비교 시 고객간 거래가 가능해 결제분야에서 사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