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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카드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소고(小考)
[기고] 카드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소고(小考)
  • 이봄 기자
  • 승인 2018.07.30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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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카드학회 이명식 회장

▲ 한국신용카드학회 이명식 회장

국내에서 신용카드는 편리하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의 소비성향과 맞물리면서 세계시장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그 결과 2017년 말 민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상회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지급결제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 발급 수, 이용금액 및 가맹점 등에서 추정해 볼 수 있듯이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어 성장성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숙기는 이전의 단계들보다 오래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고, 마케팅관리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경쟁사들도 이익 폭 축소와 가격인하를 단행하며 광고와 판매촉진을 증가시키는 등 경쟁은 더욱 격화되게 된다. 이 시기에 일부의 취약한 경쟁사들은 도태되기 시작하고 결국 경쟁우위의 확보가 가능한 경쟁사들만이 남게 된다. 

신용카드의 성숙기산업 진입과 더불어 2011년 이후 시작된 정부의 보수적 규제가 장기화되면서 현재 신용카드 산업은 성장성 둔화와 더불어 수익성 악화라는 두 가지 부정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큰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슈는 지속적인 가맹점수수료 인하라 할 수 있다. 2007년 이후부터 국내 신용카드시장에서도 가맹점수수료인하라는 계절풍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2012년 3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돼 가맹점수수료 체계개편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그해 7월에 ‘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도입되면서 ‘적격비용+마진’을 토대로 가맹점 수수료 산정의 기본 방향과 원칙이 제시됐다. 여기에서 적격비용은 일반관리비, 부가서비스, 조달비용, 대손비용, 밴(VAN)비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 범위를 확대해 영세가맹점은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그리고 중소가맹점은 연매출 2~3억원에서 3~5억원으로 범위를 확대하면서 각각 0.8% 및 1.3%의 수수료를 받도록 했다. 향후 정부는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를 각기 0.5% 및 1% 목표로 점진적 인하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한다. 
 
생태계(ecosystems)는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로서 그 안에서 생물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뿐 아니라 주위 환경과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생태계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유효성과 생존을 위해 상호연결된 구조를 특징으로 보여준다.

사업생태계에서는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존재들 사이의 느슨한 연결, 상호의존성, 협동,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 및 서로를 이용한다는 복잡한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생태계에는 카드사, 가맹점, 카드회원, VAN사 등 프로세싱 회사 및 관련 장비제조업체들이 포함돼 느슨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내에서 상호의존하고 협력하며 상대방을 최대한 이용하는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 카드사는 가맹점과 회원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가맹점수수료 혹은 회비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는 매출을 증대시키고 현금거래에 따른 대손위험을 회피하는 등 가맹점들이 혜택에 대한 정당한 마케팅 가격이라 할 수 있다. 회원은 단지 무이자할부, 포인트 제공이나 신용공여 등 신용카드 거래시 발생하는 부수적인 수익을 향유하게 된다.

지급결제시스템 측면에서 본 신용카드 생태계 유지의 결정적 기반은 회원이 내는 회비와 가맹점이 내는 수수료라 할 수 있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라는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선 가격체계 자체가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장 참여자 간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드 생태계 자체가 카드사·가맹점·회원 등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구조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다른 종류의 수수료와는 달리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자율적인 방법을 통해서 정해지기 보다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어 가격체계의 합리성이 결여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정치권이 서민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신용카드사가 영세 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로 횡포를 부리는 것을 막고 영세·중소 상인의 부담을 더는 등 소상공인을 배려한다는 취지는 나무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시장에 맡겨야 할 가격에 매번 정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시장실패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지급결제서비스는 정부가 제공해야하는 일종의 공공재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은행이나 카드사 등 민간 부문에 위탁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용카드의 지급결제서비스 가격인 가맹점 수수료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감안하고 영리기업인 카드사의 수익성을 고려해서 그 결정기준이 정립돼야 한다. 따라서 국내 신용카드시장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여건 변화에 상응한 신용카드 정책의 변화가 요구된다.

즉 소비 진작과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신용카드사용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왔던 그간의 정책에서 탈피해 카드사, 소비자, 가맹점 등 시장참가자가 수수료율 등 가격변수를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제 정부의 신용카드정책은 신용카드 생태계 안에서 자율적으로 시장을 활성화하는 단계로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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