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SBI, 조직개편 단행…개인대출 위축에 수익 다각화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저축은행들이 IB(투자은행)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영향으로 개인대출 영업이 제한되자 기업부문을 강화해 악화된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들은 가계대출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금융 중에서도 공들이고 있는 부문은 IB사업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영전략본부 아래 IB영업팀을 신설하며 IB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7월에는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한 뒤 산하로 IB영업팀을 이전해 기업금융 역량을 한데 모았다. 웰컴저축은행 IB영업팀에서는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도 지난해 IB사업부와 기업금융부를 합쳐 기업금융투자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SBI저축은행은 현재 4개의 IB사업부를 통해 유가증권, 부동산, 항공기금융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IB사업부는 출범 후 2년간 6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창출했으며 전체 이익의 절반이 기업금융 부문에서 발생한다.

JT친애저축은행도 올해 투자금융부를 통한 유가증권, 수익증권 투자업무를 확대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기준 JT친애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은 7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16% 증가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IB를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개인부문 영업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전년 말 대비 7% 수준으로 제한해 이를 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주력하고 있는 중금리대출도 오는 4분기에 한해서만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해온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개인대출에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새로운 수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계대출이 총량규제에 묶이면서 비가계 부문의 영업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했다”며 “기존에도 운영하기는 했지만 비중이 적었던 IB사업 역량을 키우고 기업금융에서 다양한 수익구조를 창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의 IB사업부문 강화가 일부 저축은행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IB업무는 빠른 정보 습득력을 가진 전문가의 네트워크 역량이 가장 중요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전문가 영입이 어려워 IB사업에 진출하더라도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과 지주계열 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은 IB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IB사업을 이끌 전문가를 찾지 못해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실제 한 저축은행도 IB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지만 IB전문가를 영입하지 못해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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