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 회수·신규투자 위해 91개사 희망수량방식 입찰 진행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산업은행이 올해 첫 중소·벤처기업 보유주식 매각을 시도한다. 장기간 보유한 주식을 매각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신규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7일까지 91개 중소·벤처기업의 보유지분 매수의향서를 제출받고 있다. 

매수의향서 제출 자격은 금융투자업법에 따른 투자매매업자, 투자중개업자, 집합투자업자, 은행, 보험회사다. 

매각 방식은 지난해와 같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이다. 입찰자가 입찰 희망수량과 단가를 써서 내면 단가 우선으로 매각대상자를 결정하고, 경합할 경우 수량 기준으로 결정한다. 

이번 매각 주식 기업에는 화인코(22.9%), 한국통신인터넷기술(14.9%), 스콥정보통신(14.8%), 누리비젼(14.5%), 디오페인트(14.1%), 세라켐(1.3%), 마이코플러스(13.2%) 등이 포함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보유기간이 장기화된 벤처·중소기업 보유주식을 판매하고 재원을 마련해 다른 곳에 투자하기 위한 절차”라며 “또한 장기간 자회사를 보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지분 매각을 진행해왔다.

산업은행은 지분 매각을 위해 내규에 따라 지분 매각 가능성이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모아 회계법인에 가치평가를 의뢰한다. 이후 회계법인이 제시한 평가가격을 시장가격으로 산정하고 시장가격보다 높은 제시가격이 들어온 기업은 입찰을 진행한다. 만약 시장가격보다 낮을 경우 무리해서 입찰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분 매수를 희망하는 후보자를 기대만큼 찾기는 힘들어 전량 매각은 성공하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1차 94개사, 2차 33개사의 매각을 진행했지만 총 40개사의 보유주식만 매각할 수 있었다.   매각 지분이 소규모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어 투자자 관심을 끌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투자자금의 회수가 가장 중요하며, 매각 속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계획에 따라 중소·벤처기업 보유주식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중소·벤처 보유주식 매각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와 재투자를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 지분 매각이 필수”라며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는 지분을 매각하고 국책은행의 건전한 투자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적자금의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적정 가치의 주식 매각이 실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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