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올해 예산편성안을 전년대비 30.5% 증가한 3조1000억원으로 편성하고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8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핀테크업계는 핀테크 관련 예산이 전체의 0.25%에 불과하지만 금융당국이 핀테크 산업육성을 위해 예산을 새로 편성했다는 점에 상징적인 의미를 두고 있다.

◆멘토링 및 투자유치 등 10여개 육성센터 운영

2015년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산업이 확장되며 우리나라는‘IT・금융 융합 지원방안’발표와 함께 주요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현재 금융회사에서 운영중인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는 금융그룹 및 시중은행 등 7개 기관과 신용보증기금, 은행권청년창업재단(D.Camp), 액셀러레이터 로아인벤션랩 3개 기관에서 운영중이다.

KB금융그룹은 2015년 ‘KB이노베이션허브’을 설립하고 KB금융그룹 계열사와 협업이 가능한 ‘제휴형’과 직접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육성형’으로 나누어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주로 제휴형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육성형의 경우 스타트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 유치 시 금융그룹 계열사가 매칭 투자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5년 ‘신한퓨처스랩’을 개설하고 계열사와 협업이 가능한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 중이다. 기수별로 입주사를 선정하며 입주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 외부 전문가 그룹과 그룹사 멘토단의 심사 후 최종 선발한다. 선정된 스타트업은 신한퓨처스랩이 제공하는 멘토링 및 사무공간을 무상으로 이용 가능하며 데모데이에서 신한금융 계열사 및 외부 벤처캐피탈을 통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2016년 ‘위비핀테크랩’을 개설했으며 올해 4월 사명을 ‘디노랩’으로 변경했다. 디노랩에 입주하는 스타트업은 은행과 협업이 가능한 핀테크 업종으로 한정하고 선정된 회사는 은행이 제공하는 사무실에 상주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멘토링 기간은 총 6개월이며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은행과 협업을 위한 은행 내부 시스템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하나은행은 2016년 ‘원큐에자일랩’을 개설해 핀테크 스타트업을 수시 선발하고 있으며, 출범 이후 약 44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보육하고 이중 7~8개사에게는 직접투자를 실시했다. 선발된 스타트업의 멘토링 기간은 6개월이지만 희망할 경우 최대 1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며 창업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특허, 법률 등의 서비스는 은행과 협력한 외부법인을 활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2015년 ‘NH핀테크혁신센터’를 개설하고 은행과 협업이 가능한 핀테크 업종을 대상으로 수시 선발, 경진대회 후원 등을 통해 입주기업을 선발하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개발사, 크라우딩 펀딩 개발사 등 총 8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하고 있으며 NH핀테크 클라우드 서비스, 특허컨설팅 및 데모데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IBK창공’을 개설해 1기 스타트업 20여개 업체를 선발했다. 입주 스타트업 선정 시 업종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며 선발된 스타트업은 사무실 무상 제공과 창업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컨설팅을 제공받는다. 입주 후 멘토링 과정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게는 기업은행의 직접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단편적 제휴 넘어 전략적 협업까지 검토돼야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액셀러레이터 법인 로아인벤션랩과 공동으로 ‘스타트업 NEST’라는 이름 으로 전국 8개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두고 창업 3년 이내, 11대 선도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및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스타트업 NEST의 선발은 기수별로 공모를 통해 진행되며 신용보증기금 내부 서류심사를 통해 두 배수의 참여 기업을 선발 후 신용보증기금 내외부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최종 선발한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6개월간 로아인벤션랩의 멘토링 서비스를 받게 되며 데모데이 등 각종 행사와 사업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비금융권 스타트업 지원센터로는 대표적으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디캠프(D.Camp)’에서 핀테크를 포함한 다양한 업종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간, 자금,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입주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쳐 매월 4째주 목요일 데모데이(D.Day)를 통해 입주사를 선정한다. 선정된 스타트업은 디캠프의 사무공간을 최대 12개월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디캠프의 직접투자 또는 D.Day 심사에 참여한 벤처 캐피탈사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로아인벤션랩은 2014년 플랫폼 비즈니즈 중심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 액셀러레이터 법인이다. 초기 투자는 로아인벤션랩이 자체 구성한 개인투자조합 및 외부 투자자를 통해 진행되며 SK텔레콤의  ‘SK서울캠퍼스’, 현대모비스  ‘M.Start’, 국민카드 ‘Future 9’,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웰컴저축은행 ‘Welcome Startup’, K-GLOBAL ‘RISING X’ 등 대기업 및 금융권의 스타트업 발굴・육성프로그램을 위탁 및 공동 운영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금융회사들이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사업제휴에 머물지 않고 정확한 기술 가치평가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형성을 희망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지원센터를 자체 운영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협업관계를 위해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 등을 활발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한상목 연구위원은“국내 금융회사는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미국의 ‘FinTech Innovation Lab’과 일본의 ‘FinnoLab’과 같은 핀테크산업 육성을 위한 공동 플랫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또한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위해 법적 불확실성이 있는 신규 서비스에 대해 비조치 의견서 발급을 활성화하는 등 핀테크 스타트업의 사업초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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