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품에 안았다. 금융업권에서는 이번 인수로 신한금융이 그룹 수익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KB금융에 빼앗겼던 국내 리딩금융그룹 탈환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과 선진 경영관리체계를 구축해 안정된 이익 구조를 갖추게 된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기쁘다"며 "앞으로도 내실있는 오가닉 성장과 국내외 인오가닉 성장의 추진을 병행해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신한금융은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은 은행에 치우친 수익을 다변화에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다만 계열사별로 순익 성장 및 비중 편차가 심해 비은행 강화 전략은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기준 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67%, 비은행 부문은 33%였다. 지난해 상반기 43.7%였던 비은행 비중이 일년 사이 10%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이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지만,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특히나 신한생명이 신한금융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43%, 2017년 4.1%, 2018년 상반기 3.9%로 매년 하락 추세였다. 

그러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해 신한금융은 생명보험 부문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오렌지라이프의 자산규모는 32조원, 순이익은 1836억원이다. 신한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700억원)보다 2배 이상 높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당기순이익을 단순 합산하면 2536억원으로 상반기 신한금융투자(1827억원)를 뛰어 넘는 수준에 이른다.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생명보험 부문이 신한금융 비은행의 3대축을 형성하는 셈이다. 

금융업권에서는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리딩금융그룹 탈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9150억원, 신한금융은 1조7956억원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에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1836억원)을 합산하면 단번에 순위가 바뀌게 된다. 

총 자산 규모 역시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지르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금융의 총 자산은 453조3000억원, KB금융은 463조3000억원이다. 신한금융 자산에 오렌지라이프 자산을 더하면 484조8000억원으로 KB금융을 뛰어 넘게 된다. 

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신한금융이 생명보험 부문에서 KB금융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올 하반기 리딩금융그룹 쟁탈을 위한 양 금융그룹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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