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업에 90% 의존…다양한 판매채널 개발돼야

금융당국의 온라인펀드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지 1년 반 만에 온라인펀드 판매규모가 두배 이상 급증했다.

온라인펀드 설정원본 규모는 9월말 현재 8조7000억원을 상회하며 전년말 대비 43% 증가했고 전체 공모펀드 대비 온라인펀드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온라인 펀드는 출시 당시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펀드보다 판매수수료 및 보수 등이 약 45% 저렴하고 높은 접근성을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4년 4월 다양한 자산운용사의 온라인펀드를 한곳에서 비교분석할 수 있는 ‘펀드슈퍼마켓’ 도입 후 2년여간 3조원대의 설정액을 넘어서지 못하고 정체됐다.

정체됐던 온라인펀드 시장은 2017년 이후 온라인펀드의 설정액 및 계좌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올해 9월말 설정액 및 계좌 수는 8조7000억원과 2만1271개로 2016년말과 비교해 두배 이상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급격한 성장의 이유는 금융당국의 온라인펀드 활성화 정책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온라인펀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17년 신규펀드를 오프라인에서 판매 시 반드시 온라인채널에서도 비슷한 온라인전용상품을 출시하도록 ‘온라인펀드판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펀드슈퍼마켓에서 취급하는 펀드 수를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상품이 공급되도록 유도하는 한편, 온라인펀드 비교공시 사이트를 개설해 투자자가 손쉽게 다양한 온라인 판매플랫폼을 탐색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채널을 개선했다.

온라인펀드시장 규모는 급증했지만 은행과 증권의 의존도가 큰 판매채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펀드 판매채널은 은행업(59%)과 증권업(30%)이 9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펀드 슈퍼마켓은 2014년 4월 도입 이후 10%의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펀드슈퍼마켓은 다양한 상품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펀드 구매 경험이 있는 경우 같은 판매사의 온라인 창구를 이용하는 경향이 높아 은행 및 증권보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펀드슈퍼마켓 계좌 수는 전체 온라인펀드 계좌수 2만1271개 중 1926개로 약 5%에 불과하며 전체 온라인펀드 설정액 중 약 10%인 약 8400억원만이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판매되는 펀드 유형은 주식형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혼합형과 채권형이 각각 11%, 4%로 전반적으로 주식형 상품의 판매가 높은 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장지혜 연구원은 “다양한 펀드판매채널에서 경쟁적으로 수수료 인하 및 이벤트 등을 내세우며 펀드 슈퍼마켓의 시장점유율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는 공모펀드 대비 온라인펀드 비중이 약 3.9%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 특히 온라인펀드 슈퍼마켓의 경우 향후 자문서비스와 연금저축상품 가입 등 상품이 다양해지며 판매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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