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성과 및 해외·디지털전략 인정받아

전임 행장 연임 사례 없는 점은 변수로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농협은행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은행장의 짧은 임기가 장기 전략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고, 이대훈 행장이 경영성과를 인정받고 있어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다음달 말 임기가 마무리되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CEO의 연임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중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경영성과가 이대훈 행장의 연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93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1.0%나 증가했다.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하면 이대훈 행장 재임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전임 행장들의 리스크관리, 빅배스와 같은 뒷받침이 있었지만 이대훈 행장이 이를 기반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대훈 행장은 글로벌 및 디지털 전략에서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대훈 행장은 지난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해외 현지법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공식 출범하면서 농협은행 최초의 해외 인수합병 성공사례를 일궈냈다. 

또한 이대훈 은행장은 직접 인도 델리지점 개설 인가 협조를 현지 금융당국에 요청하거나 베트남 호치민시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해외 거점 확대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주요 화두인 디지털에서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 신버전 출시를 지휘했으며, 금융상품마켓을 리뉴얼하는 등 비대면채널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훈 은행장은 가시적인 경영성과는 물론 내부평가에서도 큰 흠이 보이지 않는다"며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까지 농협은행에 연임 은행장이 없었다는 점은 변수"리고 말했다. 

이대훈 은행장 연임의 가장 큰 변수는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이후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 신충식, 김주하, 이경섭 등 전임 농협은행장들은 재임 당시 좋은 평가에도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신충식 전 행장은 농협은행 출범 이후 안정화 성과를 인정받았지만 연임에는 실패했으며, 김주하 전 행장은 현장 중심 마케팅 체계 정착, 핀테크 플랫폼 출시, 대포통장 감축 성과에도 연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경섭 전 행장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기업 여신 리스크관리를 기반으로 한  경영성과 개선에도 연임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 그리고 농협중앙회라는 옥상옥 지배구조 아래 있는 특성상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CEO 연임의 중요성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농협중앙회나 농협금융지주 인사가 농협은행장에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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