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임기만료 앞둔 CEO 5명 연임 확정

경영환경 악화 예상되며 조직 안정화에 무게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이사,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하나카드 정수진 사장, BC카드 이문환 사장, 삼성카드 원기찬 대표이사.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카드사 수장들이 대거 연임에 성공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현 수장을 연임시켜 안정을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5곳(신한‧롯데‧현대‧삼성‧BC)은 최근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1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의 연임을 추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임영진 사장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사업전략을 추진해 카드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임영진 사장 주도로 출시된 딥 드림(Deep Dream) 카드 시리즈는 11월 말 기준 290만좌를 넘어섰으며 올해 안으로 300만좌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임 사장은 지난 10월 모바일 앱 ‘신한판(FAN)’을 ‘신한페이판’으로 리뉴얼해 디지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롯데그룹도 지난 19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이사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창권 대표이사는 실적 개선과 함께 베트남 소비자금융사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인수를 완료하고 현지 영업을 시작해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롯데그룹이 현재 롯데카드 공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김창권 대표를 연임시켜 안정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임직원 혼란을 줄이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 6명 중 4명이 자리를 옮기는 대규모 인사이동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으며,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과 BC카드 이문환 사장 역시 지난달 말 연임을 확정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하나카드 정수진 사장도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지속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 임기동안 출시된 원큐(1Q)카드 시리즈도 500만좌 이상 판매되며 4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하나카드는 내년 3월 말 정기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처럼 카드사들 수장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한 이유는 업황 악화의 영향이 크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내년도 카드사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 수장을 선임해 사업전략을 바꾸는 것보다 현 수장이 연임해 조직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카드업계를 이끌었던 수장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 악화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카드업계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업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기존 수장을 연임시켜 교체로 발생하는 사업운영의 혼란을 없애고 기존 사업전략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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