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사인 실패 후 생명보험협회 사업도 결국 무산

 

▲ 삼성SDS 본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한 가운데 금융시장의 입지는 더욱 축소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의 지난 2017년 매출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90%(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 기준)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총 매출(4조5471억원) 중 4조19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지난 2013년 공공·금융 IT사업 철수 후 내부거래 비율이 2015년 73.23%에서 2016년 75.58%, 2017년 77.19%로 매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지난 2일 서울 잠실캠퍼스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대외사업 강화를 화두로 올해 경영의 최우선 순위를 대외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데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SDS는 올해 디지털전환이 최대 과제인 금융시장에서 4차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파이를 키워나갈 전략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삼성SDS의 기술력에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8월 은행연합회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공동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을 출시했다. 국내 시중은행 15곳에서 뱅크사인을 적용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공인인증서와 차별성을 갖추지 못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뱅크사인에 참여했던 시중은행 관계자는 "삼성SDS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뱅크사인 인증서비스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인증 외에도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 하지만 뱅크사인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며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뱅크사인의 경우 보안사고에 민감한 금융권에서 뱅크사인과 은행 전산망 연결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일부 앱에만 적용시킨 것이 확산의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삼성SDS가 지난해 5월 수주한 생명보험협회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도 이달 시범서비스가 예정돼 있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이 중단된 결정적인 이유는 삼성SDS의 기술력에 대한 불신과 비용대비 효율성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은행권에 이미 구축된 뱅크사인 플랫폼 위에 보험회사의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고도화를 요청했지만 삼성SDS 측에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맞추지 못했다"며 "삼성SDS의 기술력과 기존 뱅크사인 구축사례 등을 놓고 이미 업계의 불신이 상당했다. 삼성SDS에서 제시한 사업비용도 예상보다 커 많은 비용을 지불해 구축해도 보험사에 돌아오는 효용이 없다고 판단해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는 외부에 인증수단 및 자동청구 서비스 제공 외에 다른 사업과제를 발굴해 삼성SDS와 재계약을 고려해본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한다 해도 사업자 선정에 다시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SDS 관계자는  "뱅크사인의 경우 사업 초반 뱅크사인 플랫폼과 은행 전산망 연결이 불안했던 점은 모두 해결됐다. 현재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메인 앱에 뱅크사인이 적용돼 있으며 매달 사용자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보협회의 블록체인 사업은 협회가 요구했던 부분을 모두 충족했으며 요구에 맞추지 못하는 부분은 한 부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