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우선돼야, 낙하산 우려”
‘민간출신 밀어주기’ 의혹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28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차기 여신협회장 선출 시 관료출신은 제외해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에 한편으로는 민간출신을 지지해 공정한 선거를 방해한다는 우려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사진= 대한금융신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28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차기 여신협회장 후보자 중 관료출신은 제외해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에 한편으로는 민간출신을 지지함으로서 공정한 선거를 방해한다는 우려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사진=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관료출신 회장후보 사퇴하라! 꼭두각시 협회장 필요없다 투쟁!”

28일 서울 중구 소재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결의에 찬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원들로 내달 7일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을 앞두고 여신업계 위기 원인을 제공한 관료들이 협회장 선거에 출마,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 관계자는 “협회를 망쳐온 관료들에게 또다시 협회를 내어줄 수 없다”며 “전문성 없이 낡은 인맥 몇 줄로 낙하산을 타려는 인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여신협회는 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신기술금융사 등 96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8개 카드사, 7개 캐피탈사 대표로 구성했다.

이번 차기 협회장 후보는 10명 중 민간출신은 5명, 관료출신 4명, 1명은 학계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이 중 회장후보를 3명으로 추리고 내달 7일 투표를 거쳐 협회장을 선발하게 된다.

노조 측은 “최근 금융당국이 여신금융협회장 적임자를 추려 사장단에게 전달했다, 모 인사는 청와대에 줄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지금까지 협회장은 대부분 관료출신이었다”며 “현재 후보들은 전 여성가족부 차관,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전 조달청장 등 여신금융권에 한 번도 일해본 적 없는 인사거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료출신이 협회장으로 오면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캐피탈업계의 경쟁력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료출신 협회장은 여신협회를 금융위와 금감원의 2중대로 만들었을 뿐”이라며 “카드업계 종사자들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금융당국의 ‘하수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여신금융업에 전문성 있고 현 정부 정책의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 인사가 협회장으로 선출돼 카드 수수료 관련 정부 정책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관료출신 협회장을 반대하는 노조의 의도가 민간출신을 밀어주려는 불공정한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 업계 간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관료출신이 협회장으로 선출돼 ‘소통’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견해와 여신금융업권을 지낸 민간출신 후보자가 전문성과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회원사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여신협회 측은 “관료출신이든, 민간출신이든 각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출신을 떠나 개개인의 역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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