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종금 자회사 편입, 피할 수 없던 악재 마무리
‘주가부양 의지’ 손 회장, 포트폴리오 강화·해외IR 출격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본점 전경.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업가치를 깎는 낮은 주가의 원인이 됐던 자회사 편입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주가를 부양시킬 해외투자자 유치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도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 제167차 회의에서 우리금융을 ‘민간의 품’으로 완전히 돌려주기 위해 결정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방안을 25일 발표했다.

올해 6월 현재 기준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금융 지분 18.32%를 보유하고 있다.

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을 내년부터 약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나눠 팔기 시작해 늦어도 오는 2022년까지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은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을 우선 시행하되, 유찰·잔여 물량이 있을 경우 블록세일 방식으로 자동 전환할 방침이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 작업을 다시금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데는 그동안 보유지분 매각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던 우리금융지주 주가변동 문제가 일단락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재상장한 우리금융지주는 손자회사(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 우려로 우리은행의 사상최대 실적에도 불구, 주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에 큰 걸림돌이 됐다. 정부가 잔여 지분을 매각하려면 우리금융지주의 현재 가치, 성장 전망에 대해 평가하고 이를 시장에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주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실을 이루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는 주당순자산(BPS) 희석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를 연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 마침내 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우리금융은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우리은행이 보유 중인 우리카드 지분 100%와 우리종금 지분 59.83%를 주식교환 및 현금 9912억원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우리금융이 지주사 전환할 때 카드와 종금을 은행 자회사로 남겼던 것은 당시 지주 자회사로 바로 전환할 경우 주식이전에 따라 14% BPS 희석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지주 전환 이후의 지분이동 과정이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6.2% 희석에 그치는 선에서 카드와 종금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며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점, 올해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지분 이동이 우리금융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금보험공사 지분을 매입할 해외 ‘큰 손’ 유치 전략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금융그룹은 종합금융사로서의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자산운용사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달 롯데카드 지분 인수 참여를, 이달에는 부동산신탁사 인수를 확정했다. 내년에도 증권, 저축은행, 보험사 등을 인수해 종합금융사 면모를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강화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해외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해외 기업설명회(IR) 행보도 적극적이다.

손 회장은 국부펀드 및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5월 일본, 홍콩에서 진행한 지주 출범 후 첫 해외 IR을 진행했으며 올해 8월 말에도 미국 등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을 계획하고 있다.

손 회장이 IR에 직접 나선 효과에 힘입어 우리금융그룹의 외국인 지분율은 기존 27%에서 홍콩 IR 직후 3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의 주가가 1만3800원 수준을 유지하면 그간 투입한 공적자금을 100% 회수할 수 있다”며 “적정 주가 범위를 상정해두지는 않았으나, 주가가 어느 정도 범위에서만 움직이면 일정대로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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