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고신용자 중심 소액대출과 정책상품에 의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추진…리스크 역량강화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출범 3년차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안착을 위해 리스크관리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수신 규모는 17조5735억원, 여신 규모는 11조3276억원에 달한다. 출범 직후 초창기인 지난 2017년 7월 말 수신 5153억원, 여신 3627억원과 비교하면 수신은 20배, 여신은 3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24일 금융위원회가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승인하며, 신사업 추진을 위한 안정적인 자본력도 마련했다. 출범 초기부터 상품에 ‘카카오프렌즈’라는 재미 요소를 부각해 최근 신규 계좌 개설 고객 수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카카오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안정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비가격 경쟁력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리스크관리 부문에선 그간 카카오뱅크의 역량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카카오뱅크는 여태 신용평가사(CB)에서 받은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대출을 실행해왔다. 때문에 고신용자 위주의 신용대출, 정책 중금리 상품 등에만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신용 대출액은 총 6조1000억원, 이 중 고신용자(1~3등급) 대출 비중은 96.1%에 이른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금리상품은 서울보증보험이 원금을 전액 보장하는 ‘사잇돌대출’이 중심이다. 카카오뱅크의 사잇돌대출 누적 공급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4594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적자금 대출이기 때문에 사실상 리스크 관리 역량이 요구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가 초기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지난 29일 ‘해외사례로 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과제’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자본, 비가격 경쟁력,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이유나 연구원은 “비대면 영업의 특성상 부실심사, 예금 중도해지, 보안사고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자산 건전성 제고를 위한 내부통제·신용평가시스템 마련 등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카카오 선물하기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통신·유통 비금융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자체 신용평가모델로 중금리대출을 시작하고, 추후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상품을 다각화하면 신규성장 축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카뱅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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