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발급한 ‘선수금환급보증(RG)’이 561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에 대한 RG 발급 현황 분석 결과 지난 2016년 산은이 RG를 발급한 선박 4척(보증액 1090억원)과 관련해 561억원의 보증 손실이 발생했다.

RG는 조선사가 파산 등의 사유로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갚아주기로 약정한 보증서를 말한다. 만약 조선사의 선박 건조가 중단돼 계약이 파기되면 발주처로부터 선수금환급요청(RG콜)이 들어오게 된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2016년 조선업 위기가 시작된 이후 급격한 경영 악화를 맞이하다가 RG의 부도가 현실화됐다.

산은은 RG 손실에 대해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옥을 기초로 담보를 잡아 향후 자금 회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사옥 ‘정석빌딩’의 담보가치가 손실 규모에 미치지 못해 손실을 메우기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정 의원이 입수한 한국감정원의 정석빌딩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정석빌딩의 가치는 2016년 RG발급이 진행될 당시 약 345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산은의 손실액인 561억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정 의원은 “산은이 RG를 발급하며 정석빌딩의 부동산 감정결과가 345억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텐데 추진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조선사 금융지원책은 국내의 조선업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 필리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필리핀조선소에 보증을 섰다가 손실이 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핀의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현재 필리핀 현지 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