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1800억원 자금 유출
3일 하루에만 646억원 감소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중국 증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체 중국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6조3232억원으로 한 달간 1880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국가별 펀드의 자금 유출액 2034억원 중 92.4%를 차지한 수치다. 이중 전날에만 설정액이 646억원 감소했다.

개별 펀드별로는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의 설정액이 389억원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해당 펀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필수소비재와 경기소비재의 비중이 높았다.

그 뒤로 KB통중국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과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2에서 각각 164억원, 163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수익률도 줄었다. 지난 한달 간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4.07%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0.93% 감소했다. 특히 춘절(설) 이후 11일 만에 개장한 전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7.7% 급락했다.

설정액과 수익률이 감소한 원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직간접적 경제적 피해 우려가 커져서다.

4일 현재 확인된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는 2만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며 확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조류독감 등 추가 전염병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중국정부는 오는 9일까지 관내 기업이 쉬도록 했다. 이런 상황은 판매업, 여행업, 운송업, 음식료업 등의 업종을 포함한 중국의 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중국 증시에 타격을 주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확산자 수가 줄어들고 중국 정부가 경기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 증시 조정은 장기화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B금융투자 김선영 연구원은 “확산속도가 진정되고 완치자수가 급증할 무렵부터 중국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전염병 확산 초기단계이므로 단기적으로 큰 조정을 피해가긴 힘들겠지만 증시 조정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연구원은 “일별 환자 수 증가율이 낮아지면 중국 정부도 악화된 민심을 달래고 경제성장의 추락을 막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며 “2월 중순에 중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금융시장은 다시 연초의 경기회복 분위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