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증시 폭락에 1600선 깨져
금융위 ‘매수한도 완화조치’ 효과도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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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폭락장세 속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 16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가 폭락을 이어가는 상황 속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안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이날 유진투자증권, 에스엘, 삼진엘앤디, 지누스, 쎄니트 등 5곳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코윈테크, 파크시스템스, 금강철강, 창해에탄올, 한국전자인증, 푸드나무, 에이피티씨, 쎄트렉아이, 와이엠씨, 시스웍, 에스맥 등 11곳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증시가 곤두박질치자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내 증시는 연일 하락 중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전 거래일보다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5월 26일(1582.12) 이후 약 10년 만의 최저치다.

자사주 매입 추세는 이번주 들어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날인 17일 자사주취득을 결정하거나 자사주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37곳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 16일에도 총 26곳에서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통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자기주식취득은 월평균 10건 내외의 소규모로 이뤄지는데 비해 눈에 띈다. 평균 한 달 동안의 자기주식취득 건수를 오늘 하루 만에 갈아치우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자기주식취득건수는 월평균 9건 정도에 그쳤다. 

금융위원회의 자사주 매수 한도 완화 조치도 자사주 취득 증가세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3일 증시 안정 조치의 하나로 6개월간 상장사의 자사주 매수 주문 1일 수량 한도를 완화했다. 원래는 취득 신고한 주식 수를 하루에 10%씩 나눠 매입해야 했다. 

완화조치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주 역시 마찬가지로 하락장이었으나 자사주취득이 지금처럼 하루 10건을 웃돌지는 않았다. 지난 3월 9일 2건, 10일 4건, 11일 7건, 12일 7건의 자기주식취득에 그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면서 상장사들이 앞 다퉈 자사주 취득 카드를 내고 있다”며 “현재로선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말했다.

한편 자사주 매수 한도 완화 조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마다 이뤄졌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해당 조치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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