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원탑 소액대출금융사 ‘프라삭’ 인수 마무리
올 상반기부터 순익반영…코로나19 사태는 변수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현지 소액대출금융사 ‘프라삭(Prasac)’ 사옥 이미지.(사진=프라삭 공식홈페이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현지 소액대출금융사 ‘프라삭(Prasac)’ 사옥 이미지.(사진=프라삭 공식홈페이지)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달 자회사로 편입한 캄보디아 금융사를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글로벌 부문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사 ‘프라삭(Prasac)’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915억원)보다 30% 상승한 119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프라삭은 41만7000명의 대출자에게 25억5000만달러(한화 약 3조1212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줬다. 또 74만2000개 계좌에 17억8000만달러(한화 약 2조1787억원) 규모의 예금을 운용 중이다.

현지 소액대출 시장에서 25년의 업력을 지닌 프라삭은 전국 180개 영업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45%에 이른다.

프라삭의 최대 주주는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 6억300만달러(한화 약 7339억원)를 지불하고 프라삭 지분 70%를 인수했다.

매매대금은 지난해 12월 지분 인수 결정 당시 약 7021억원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최종 지급금액은 약 318억원 올랐다. 국민은행은 잔여지분 30%도 2년 후 추가로 획득할 계획이다.

잔여지분까지 감안하면 총 인수대금은 1조원에 달한다. 캄보디아 소매금융사에 통 큰 베팅이 가능했던 배경은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에서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기 위함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총 당기순이익 가운데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으로, ‘리딩뱅크’ 타이틀을 두고 다투고 있는 신한은행(14%)과 비교해 한참 뒤처진다. 금융그룹 실적 순위를 좌우하는 비이자수익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글로벌 순익 확대가 중요한 시점이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자회사로 편입된 프라삭의 이익증가 추세를 고려해 연간 700억~800억원의 글로벌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라삭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지난 2017년 6.5%, 2018년 36.7% 등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 편입으로 글로벌 순익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그룹 당기순익에 프라삭 이익반영을 가정했을 경우 그룹 글로벌 순익이 160.3%(835억원) 급증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대출 금리하락 및 부실증가 등으로 현지 소매영업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프라삭은 캄보디아 왕립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존의 절반 수준인 연 7%대 저금리로 대출 기간 최장 4년, 최대 20만달러(약 2억4480만원)까지 가능한 대출의 판매를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동남아 자국통화 약세는 외화부채 상환부담을 키우고 외환보유액 감소, 내수저하 등을 유발해 현지 소매영업 위축 요인이 된다”며 “보건의료 품질이 대체로 낮은 국가 특성도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사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5%로 매우 높은 편이고 프라삭의 경우 보유 부실채권도 시장 평균보다 0.4% 낮아 건전성 측면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극도로 경계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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