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투·NH 등 8개 증권사 일제점검 돌입
환매중단 등 사고다발…‘곪은게 터졌다’ 반응

금융감독원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금융감독원의 ‘칼끝’이 증권사의 신탁·사모펀드 부서로 향했다. 고위험 사모펀드 상품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판매하다 사고를 키운 증권사들이 대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의 신탁·사모펀드·랩운용부에 검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등 8곳이다. 

코로나(Covid 19) 사태에 따라 현장검사가 아닌 서면검사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자료 제출을 완료했으며 금감원과 유선 상으로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금융투자업계 내 사모펀드 사고가 다발하며 증권사에도 관련 리스크가 확대되자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 1년간 증권사 사모·신탁 부서에선 여러 펀드 사고가 발생했다. JB자산운용이 운용하고, KB증권이 판매한 호주 부동산펀드 사고나 키움증권이 발행하고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 환매 중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펀드에서 환매중단 사고가 발생했다. 해외 부동산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이들 펀드의 사고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3월에는 교보증권이 판매한 미국 소상공인 펀드도 만기를 연장했다. 현지 중소상공인 대출을 기초로 하는 채권에 주로 투자한 이 펀드는 채권 발행자인 미국 금융사가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환매가 어려워졌다. 

앞서 지난달 금감원은 교보증권에 해당 펀드 환매 연기와 관련해 한차례 검사를 마친 바 있으나, 이번 일제 검사대상에도 교보증권을 재차 포함시켰다. 

금감원은 이들 펀드를 포함해 증권사 신탁·사모펀드 부서 내에서 기획되고 판매된 상품 전체를 점검 중이다. 상품 기초 자산이나 투자 구조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설명 의무를 잘 이행했는지, 부적격 투자자에게 판매하진 않았는지 등 불완전판매 여부도 살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곪았던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증권사마다 해외 부동산이나 고위험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팔아오다 사고를 키웠기 때문이다.

한 수검 대상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몇몇 증권사들에 금감원의 서면 자료 요청이 왔고 관련 부서들이 서류제출을 성실히 다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이번 일제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종합검사를 거친데다 라임펀드 사태 발생 당시 금감원이 고강도 검사를 마치며 추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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