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줄인하 예고…“여론 눈치 볼 여력 없다”
비이자 부문 수익 확대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내려가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에 적신호가 켜졌다.

주수익원의 수익성 악화에 은행들은 다양한 전략을 앞세우며 추가적인 타격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의 올해 1분기 NIM 평균은 전년 동기와 견줘 0.14%포인트 하락한 1.49%를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1년 전과 비교해 신한은행(1.41%)은 0.2%포인트, 국민은행(1.56%) 0.15%포인트, 우리은행(1.38%) 0.14%포인트, 하나은행(1.39%) 0.16%포인트, 농협은행(1.78%) 0.0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3월 기준금리 ‘빅 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여파다.

NIM은 자산을 운용해 거둔 이익에서 조달비용을 빼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예대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 이익 등이 반영된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0.5%로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를 결정하면서, 은행권의 NIM 내림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는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시중은행의 NIM이 12~20bp 하락하고, 내년에도 5bp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NIM 타격 최소화를 위해 수신금리 하향 조정 카드를 즉각 꺼내 들었다. 그간 기준금리가 떨어져도 당국과 여론 눈치에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낮춰왔으나 현재 처한 상황에선 그럴 겨를조차 없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 추가 수신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0%대를 맞은 최악의 상황에서 고객 이탈을 우려하며 다른 은행이 먼저 내릴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상태다. 은행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인 예금금리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에도 전투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해외사업 이익 확대를 위해 이달 중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신한자산운용 상품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지난달 글로벌 경쟁력 강화 업무협약(MOU)을 맺은 후 첫 협업 사례다. 해외지점에서 경쟁사 상품까지 영위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밖에 은행들은 신탁,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판매 확대를 위한 언택트(untact·비대면) 거래 시스템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수익구조에서 이자이익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금융통화정책으로 유발된 각종 부작용이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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