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통신업체 본격 서비스 제공 계획

과금체계가 복잡한 국내 환경엔 별로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던 인터넷과금(EBPP)에 대한 논의가 최근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래의 금융시장을 두고 기존 금융권과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통신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를 계획하고 있어 예상보다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딜리버리 채널을 무기로 통신업체들이 시장 진출을 꾀함에 따라 그동안 은행과의 역할 및 수익분담문제로 미온적인 자세를 견지하던 금융결제원까지 이 사업에 참여키로해 현재 공개적으로 시장 참여를 발표한 업체만 6개사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인터넷뱅킹을 통해 초기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파악하던 은행권은 인터넷과금을 통한 결제시장을 파고드는 통신업체에 대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긴장감은 결국 미온적 자세를 견지하던 금융결제원이 사업참여를 발표하게 했고 일부은행들이 벤처기업들과 조인트 벤처를 구성하게 만들었다.
인터넷과금결제(EBPP)는 실물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각종 고지서 및 영수증을 인터넷으로 통보 및 지급결제를 하는 새로운 지불방법으로 대형징수기관과 고객과의 인터렉티브하게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금융기관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단이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들은 수수료와 청구대행료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딜리버리 채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또한 각 통신업체별로 독자적인 금융포털을 개설했거나 확대를 모색중이라는 점에서 EBPP 서비스를 이들의 금융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저돌적인 통신업체에 대항해 결전을 치르고자 준비하는 은행은 네오빌이라는 조인트 벤처에 출자 및 서비스 제휴를 결정한 신한, 주택, 한빛은행 등.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자행의 인터넷 금융포털을 통해 결제업무까지 수행키로 결정하고 시스템을 설계중이다.
따라서 금융결제원이 추진하는 EBPP망에 참여할 은행과 네오빌 참여은행, 하나은행 정도가 통신업체와 시장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네오빌은 신한은행·주택은행·미래산업·조이닷컴 등이 제휴를 맺고 각각 15%의 지분을 출자, 이달 말경 모습을 드러낼 조인트벤처다. 서비스 참여를 결정한 한빛은행의 경우는 아직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 출자까지는 검토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네오빌은 설립과 동시에 한국전력 및 한국통신, 국민연금, 의료보험공단 등 4대 요금징수기관 및 무선통신 업체와 협력해 고객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시장조성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EBPP사업을 통해 공과금 납부뿐만 아니라 지불 거래내역에 대한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해 인터넷을 통한 고객서비스에 적극 나설 예정”이며 “통신업체의 앞선 IT 기술을 능가할 수 있는 콘텐트를 담아 확실히 차별화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빛은행 역시 지분출자는 하지 않았으나 네오빌과 제휴, 이달 중에 EBPP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하나은행은 늦어도 인터넷은행 및 보험, 증권을 하나로 묶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포털을 만들어 서비스를 개시하는 시점인 10월 중 독자적인 EBPP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은행은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통신업체와의 제휴를 맺기 위해 교섭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공과금 납부 방식 및 국민적 사고가 미국과는 상이한 국내에서 EBPP사업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 차원에서 이해할 뿐 신규 수익모델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은행권과 통신업체의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는 EBPP는 결국 본격적인 서비스가 실시되면서 본래적 의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래에셋과 같은 금융권에서도 이 시장에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시장규모를 능가하는 EBPP 기관이 이전투구를 벌일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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