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과정에서 업무 프로세스의 상품화 예상
디지털화 힘든 IB사업, 현실적 방안 마련 필요

2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코로나19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 세미나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규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향후 금융투자회사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경쟁사와 차별성을 갖기 어려운 부분은 외주화 하고, 자사가 강점으로 가진 특화 업무는 내부화해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코로나19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 세미나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규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저금리·저성장 국면은 금융투자업의 본격적인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저성장 국면 신성장동력 발굴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항력적 언택트 경험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요도가 커진 것이다.

송 연구위원은 특히 금융투자업의 △대고객 서비스 △매매서비스 △후선 업무 △리스크관리 및 컴플라이언스 부문에서 큰 디지털화가 있을 것으로 꼽았다.

송 연구위원은 이러한 디지털화 과정에서 해당 업무프로세스 자체가 상품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비용절감에 대한 압박이 커지며 과거 비용요인으로 간주되던 부서나 프로세스를 수익 창출원으로 변화시키는 등 상품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외의 경우 블랙록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 대상 종합 서비스 플랫폼인 ‘알라딘‘을 운영해 프로세스를 상품화했다.

송 연구위원은 “금융투자회사가 특정 업무 영역을 디지털화하기로 결정한 후 그 기술을 내부화 혹은 외주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업무 과정에서 강점을 보이는 업무는 디지털화를 진행해 프로세스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부족한 부분은 외주를 통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투자은행(IB)사업의 경우 디지털화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장기적으로 내부화를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IB사업은 관계, 기업의 평판 등 표준화·자동화 등 디지털로 대체하기 어려운 전통적 업무이며 고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송 연구위원은 “IB업무는 개별 기업의 사업 전망, 거래대상자 발굴 등에 의존하기에 디지털화하기에는 어려운 부문”이라며 “현실적 방안으로 금융그룹에 소속된 IB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원스톱 체계를 마련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투자업의 디지털화의 변화과정에서 금융 당국의 정책과 업계 관행 및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자들 간의 디지털화를 획일적으로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무모한 획일적 디지털화 추진은 금융투자회사 본연의 특징을 상실하고 단순 중개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화로 인한 업권 내 경쟁 촉진은 시장원리에 의한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이므로 관련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금융투자회사가 명성과 네트워크를 유지 및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자회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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