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 및 국적기 위주로 투자주선
국가기관사업으로 연체·부실 우려 적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항공기금융을 대폭 늘린 은행권은 부실 위험을 비껴갔다.

우량 신용을 가진 대형 항공사와 국적기를 위주로 투자를 주선해주고 대출을 진행한 결과다.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가운데 현재까지 항공사로부터 항공기금융 관련 원리금 상환 유예 요청을 받은 곳은 없다.

항공기금융은 항공기 구입, 운영과 관련해 대출을 해주는 파이낸싱을 말한다. 통상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직접 구입하지 않고 리스 방식을 이용한다.

항공사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항공기를 담보로 투자를 받는데, 은행은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직접투자(대출)를 진행한다.

은행은 항공기 리스사와 항공기를 운용할 항공사를 주선해주고 주선수수료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대체투자처로 각광받았다.

은행들이 항공기금융에 본격 뛰어든 건 지난 2016년부터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 ‘에어캡’에 금융을 주선해준 것을 시작으로 항공기금융에 본격 뛰어들었으며, 신한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총 7건의 항공기금융 주선을 완료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꾸준히 항공기금융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은행이 주선한 항공기금융의 부실 우려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은행권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용이 우량한 대형 항공사나 해외 국적기 위주로 항공기금융을 취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 1위 LCC항공사인 ‘비엣젯’의 항공기금융을 단독 주선한 우리은행의 경우 베트남 정부가 관련 딜을 보증하고 자금을 투입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해외 항공기금융 펀드에 한화 220억원을 투자했는데, 펀드 투자 대상이 우량 항공사 위주로 구성돼 부실 우려가 적다.

신한은행도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터키항공, 에어케나다. 차이나에어라인, 카타르항공 등 국적기의 항공기금융을 주선한 만큼 연체 우려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기금융을 가장 많이 취급한 하나은행도 아직 원리금상환 연장 요청이 없는 상태다. 다만 하나금융지주는 항공업 상황을 고려해 올 하반기 항공기금융 관련 충당금을 쌓기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우량 항공사나 국적기 위주로 항공기금융을 주선해, 국적기가 망하지 않는 한 연체 우려는 적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항공업이 코로나19에 치명타를 맞은 점을 고려해 모니터링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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