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쏠림 큰 삼성운용, 수익률 더 낮아  
“활성화 위해선 종목 공개 시차 필요해”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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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인공지능(AI)이 운용하는 국내 최초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이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시장수익률보다 낮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액티브 ETF펀드는 액티브 펀드보다 안정성을, 패시브 펀드보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까지의 성과만 놓고 보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삼성자산운용 ‘삼성KODEX 혁신기술테마 액티브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TIGER AI 코리아그로스 액티브 ETF’가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 대비 낮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는 국내 최초 주식형 액티브 ETF로 기초지수(코스피 등)를 추종하는 기존 ETF에 액티브 펀드의 적극적 운용을 더한 상품이다. 각 운용사 별 AI의 운용에 따라 편입 종목 매매를 통해 벤치마크 대비 초과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9월 29일 설정한 삼성KODEX 혁신기술테마 액티브 ETF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2.90%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12%)보다 2.22%포인트 낮다.
 
같은 날 설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TIGER AI 코리아그로스 액티브 ETF는 설정 이후 현재까지 4.14%의 수익률을 냈다.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보다 0.98%포인트 낮은 수치다.

두 액티브 ETF 중에선 삼성자산운용의 성과가 더 아쉬웠다. 삼성KODEX 혁신기술테마 액티브 ETF가 편입 종목 가운데 특정 종목에 대한 편중이 더 큰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KODEX 혁신기술테마 액티브 ETF는 국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총 206개 종목이 편입돼 있다. 펀드 전체에서 개별 종목 비중이 1%가 넘는 종목은 삼성전자(23.26%)를 포함한 23개다. 펀드 내 이들 종목의 비중은 66.68%로 높다. 

미래에셋TIGER AI 코리아그로스 액티브 ETF는 총 239개 종목을 편입하며 삼성자산운용보다 더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펀드 전체에서 개별 종목 비중이 1%가 넘는 종목도 13개로 펀드 내 이들 종목 비중은 51.46%로 삼성KODEX 혁신기술테마 액티브 ETF보다 낮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펀드의 70% 이상 코스피를 추종해야 한다. 나머지 30%에 대해서만 AI에 재량권을 줬더니 두 펀드 모두 코스피지수 수익률보다 못했다”라며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편입 종목수가 더 적고, 일부 대형주 편중이 컸던 게 수익률 방어 실패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액티브 ETF의 부진을 두고 제도 미비 탓이라고 이야기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 제도하에선 액티브 ETF가 가진 장점을 발휘할 수 없다. 펀드의 70% 이상은 코스피 지수를 추종해야하는데다, 거의 실시간으로 펀드 운용전략이 노출되는 ETF기에 펀드매니저 재량에 따른 자유로운 운용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패시브 추종 전략도, 적극적 운용 전략도 모두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이도저도 아닌 펀드로 표류하는 모습”이라며 “액티브 ETF 활성화를 위해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낮추거나, 종목 공개도 시차를 두고 하는 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 대신 인공지능(AI)가 운용을 맡고 있다.

ETF는 규정상 운용 내역이 매일 공개돼 운용사나 펀드매니저의 매매 전략을 모방해 주식에 투자하는 추종매매 위험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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