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축소해 리스크 대비” 권고
銀, 고배당 노린 주주 이탈 우려

2020년 12월 14일 기준 KODEX 은행 ETF 거래량 및 거래대금 추이.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코로나19(COVID-19) 장기화, 저금리 늪에 빠지면서 곤두박질쳤던 은행주가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회복되는 듯했으나 금융당국의 ‘배당금 축소’ 권고에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5일) 종가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각 지주사 주가는 전일 대비 소폭 오른(0.55%) 하나금융지주(3만6250원)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로 장을 마감했다.

먼저 KB금융은 4만6300원으로 전날보다 700원(1.49%) 하락했다. 신한지주도 전일 대비 550원(1.16%) 감소한 3만3550원, 우리금융지주는 100원(0.99%) 떨어진 1만원에 머물렀다.

통상 고배당금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 강세를 보이는 은행주가 이달 들어 하락곡선을 그리는 데는 올해 연말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4대 금융지주도 일제히 배당을 늘린 바 있다. 이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평균 25.8%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정책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고배당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에 배당을 축소하고 사내유보금을 확보해 위기대처 능력을 강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내년에는 구체적인 ‘배당 축소 권고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은행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주가치 훼손 시 기존 주주들의 이탈이나 주가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안정적인 수익과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에 KODEX 은행 ETF에 몰렸던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달 들어 감소하고 있다.

KODEX 은행 ETF의 월평균 거래량은 4분기 들어 꾸준히 증가하다 이번 달에는 전달(74만7000건)의 80% 수준인 57만8000주로 떨어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1월에 2020년 이익이 집계된 후 배당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당국이 배당 축소를 권고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 측면과 고려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RX 은행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은행 ETF는 국내 은행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꾸려졌다.

15일 기준 투자 종목은 4대 시중은행의 지주사인 △KB금융(21.8%) △하나금융지주(21.46%) △신한지주(18.35%) △우리금융지주(17.7%)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5일 종가 6270원 기준 2228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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