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오픈 초읽기…주도권 경쟁 점화
비금융 데이터 확보로 사업 모델 변화 추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객 생활(비금융) 데이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의 ‘개인 신용정보 전송요구권’을 바탕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자산관리 등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은행권에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지 않던 생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소비자 개개별로 알맞은 상품·서비스를 내놓는 데 유리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농협 등 4개 은행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금융위는 여신전문업 6개사, 금융투자업 1개사, 상호금융 1개사, 저축은행 1개사, 빅·핀테크 8개사에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의 예비허가를 내줬다.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21개사는 큰 문제가 없는 한 내년 1월 말 본허가를 받게 된다.

마이데이터 시장이 열리면 금융사와 빅테크, 핀테크 간 무한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마이데이터 시행 초기에 네이버파이낸셜, NHN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사업자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사 서비스를 운영 중이면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으로 고객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기존 데이터 사업 모델의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고유 강점인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생활 데이터 수집에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 기반을 다지고자 지난 16일 롯데멤버스와 손을 잡았다. 비금융권 회사와 제휴를 맺은 것은 세븐일레븐, 쏘카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유통·공유플랫폼 등을 통해 다양한 생활 데이터를 확보, 경쟁력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데이터 관리·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에스앤피랩과 공동 개발한 ‘마이디(My-D)’ 앱 서비스로 고객의 생활 데이터를 직접 모으고 있다. 지난달 16일 출시된 마이디는 고객이 데이터 거래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마이디에는 네이버·쿠팡·11번가·티몬·옥션·인터파크·마켓컬리 등 7개 유통사와 구글·유튜브 검색어, 본인 소유 자동차 관련 등 10개 분야로 나뉜 생활 데이터와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 46곳의 금융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고객은 마이디에 등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획득한 포인트로 각종 모바일 쿠폰을 구매할 수 있고, 농협은행 등록된 데이터 통계를 서비스 개발에 응용할 계획이다. 마이디 가입자는 출시 한 달 여 만에 4만명을 돌파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타 업종 데이터 수집이 허용되면서 부수, 겸영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며 “금융데이터를 신규로 이용하려는 기업에 협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데이터 확보로 마이데이터 기반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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