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래수수료, 국내 대비 10배↑
한투연 “폭리 심해, 적정성 살펴야”
자본연 “환전 수수료 할인 유인 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최근 증권사의 실적 고공행진에 높은 해외주식수수료가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대비 10배 이상 높은 해외주식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 증권사 실적보고서(감사 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7530억원으로 전년(3432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 중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은 1446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 예탁잔고는 16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5% 증가했다. 

대신증권도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전년(130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236억원을 냈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은 226억원으로 전년(91억원)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외에 지난해 NH투자증권은 6138억원, KB증권은 5953억원, 신한금융투자가 4595억원의 브로커리지 수익을 봤다. 이는 전년 대비 각 145%, 142.9%, 129.3% 증가한 수치다. 이들 증권사 모두 지난해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들의 해외주식수수료 수익이 급증하자, 일각에선 해외주식수수료율 산정에 대한 적정성을 논의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주식거래 시 수수료가 국내주식거래에서 수취하는 수수료보다 10배 이상 높은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거래 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미국주식수수료율은 0.25%, 국내주식수수료율은 0.014%로, 미국주식수수료가 17배 높다. 

여기에 해외주식거래 시 환전 수수료 0.3~0.5%, 기타비용 0.2% 별도 부과로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0.75%대로 높아진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는 온라인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로 0.25%를 수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타 국가주식의 경우 최대 0.45%로 책정됐다. 

한국투자자연합회는 현행 해외주식수수료율 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자연합회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자의 경우 투자 수익을 낸 투자자가 많아 수수료에 대한 관심이나 불만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며 “하지만 국내주식거래수수료와 해외주식수수료 간 차이가 10배 이상이라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가 해외증권사에 내는 위탁수수료나 비용 등을 공개하고 해외주식거래수수료가 적정한지 여부에 대해 밝혀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현행 해외주식거래수수료 산정 체계를 살피고 증권사의 마진폭이 지나치게 크다면 적정 수수료를 권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주식거래수수료 자체보다는 환전 수수료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가 해외주식거래를 중개할 땐 해외 브로커(현지 증권사)들에 위탁수수료를 내야 해 현행 해외주식거래 수수료율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견해다. 

자본시장연구원 장근혁 연구위원은 “거래수수료에 환전수수료인 0.5%까지 합하면 투자자는 해외주식거래 시 최대 1%대까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환전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환전 수수료를 장기적으로 할인할 유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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