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베팅 레버리지 투자 외면
증권사 “고위험 손실 감안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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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탈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하락장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13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최근 한 달 새 파생상품 인버스 ETF에 총 462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파생상품은 주식·외환·채권 등과 같은 기초자산에서 파생된 금융상품으로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파생상품 ETF는 일반 ETF보다 위험하지만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꼽힌다. 

인버스 ETF는 장내·외 파생상품 투자 및 증권차입매도를 통해 코스피200지수 등 기초지수의 일일 변동률을 역방향으로 추적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1% 하락하면 인버스 ETF는 1% 오르는 방식이다. 

인버스 ETF와 반대로 상승장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최근 한 달 새 파생상품 레버리지 ETF에서는 1844억원이 순유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락장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보고 있다. 코스피 고점 논란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미국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등 증시 조정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ETF의 경우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고위험을 동반하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증권가의 하반기 코스피 시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가 연초부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오다 최근 정체기에 들어섰지만, 아직 상승할 여력이 남았다는 의견과 하락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기업실적 호조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우려가 낮아졌고, 그동안 조정을 거치면서 체력을 비축했기 때문에 추가 반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의 테이퍼링과 변이 바이러스 등의 악재가 동반해 현재의 3000~3200선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거나 하락세를 탈 것이란 진단도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대표적인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상품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예상과 달리 반대의 흐름으로 진행될 경우 손실이 크다”면서 “무조건적인 투자를 지양하고 시장 변동성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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