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자궁경부암 4기라고 밝힌 유튜버 김쌜(KimCell)은 지난 7일 '신포괄수가제, 키트루다 약값 폭탄, 저 치료중단 할수 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 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일주일 전 병원에 갔다가 의사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가 변경된다고 한다. 너무 놀랍고 당황스럽다"라며 "저는 키트루다라는 신항암제를 사용하면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데, 신포괄수가제 제도 변경으로 내년부터는 3주에 570만원씩 사용하면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저는 이 돈을 낼 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신포괄수가제'를 검색하면 '2군 항암제 신포괄수가제 제외, 불안에 떠는 환자들', '약값 20배 오른다, 신포괄수가제 개선안에 뿔난 암 환자들', '30만원이던 약값이 600만원으로, 돈 없어서 암치료 포기' 등 신포괄수가제 개정으로 향후 항암치료 비용이 급증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암 환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달 19일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됐으며, 이 청원에는 지난 14일 08시 기준 20만2119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번 항암제 치료비 급증 이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13일 일선 신포괄수가제 참여 병원에 발송한 '2022년 적용 신포괄수가제 관련 변경사항 사전안내'라는 공문에서부터 시작됐다. 공문에서는 '희귀 및 중증 질환 등에 사용되어 남용 여지가 없는 약제비의 항목 등은 전액비포괄 대상 항목으로 결정되었습니다'라며, 전액비포괄 대상 항목에 '2군 항암제'을 포함했다.

이는 내년 1월 1일부터 2군 항암제 비용 전액을 환자 부담으로 치료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암 환자들이 신포괄수가제를 도입한 병원에서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와 같은 신약들을 5~20% 본인부담 만으로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다. 

'키트루다'라는 항암제 역시 2군 항암제에 포함될 경우 1회 치료에 500만~600만원씩 약제비가 청구될 예정이다. 많게는 연간 1억씩 들어가는 항암제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많은 환자들이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거나,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암 환자들의 강한 반발과 유튜브 영상 등의 여파로 여론이 거세지자 복지부는 9일 "정부는 제도 개선을 내년부터 시행하되, 기존 신포괄수가제에서 2군 항암제 등 전액비포괄 약재로 치료를 받던 환자들에 한하여 내년에도 종전과 같은 본인부담 수준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 치료의 연속성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복지부가 기존 환자의 치료 보장을 약속하며 뿔난 암 환자들과 여론을 진정시키는 모습이지만, 이 역시 신규 환자는 제외라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향후 형평성 논란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금번 신포괄수가제 개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건강보험 재적 악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기존에 수혜를 받고 있던 암 환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재차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내년 이후 새로 발생하는 환자는 제외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포괄수가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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